현재 인천지역에는 롯데백화점 2곳과 신세계백화점 1곳 등 국내 양대 백화점이 진출해 있다. 또 홈플러스와 E마트·홈에버 등 대형 할인매장 19곳이 유통시장에 뛰어들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인천시시설관리공단은 연면적 6천800평 규모의 대형 할인매장을 건립할 계획을 세우고 오는 3월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처럼 거대 자본을 앞세운 백화점과 대형 할인매장의 공세 속에 인천지역 52개 재래시장과 15개 지하도상가 상인들은 갈 곳을 잃고 방황할 수 밖에 없다면서 아우성이다. 소비자들을 시설이 좋고, 유명 브랜드가 즐비한 백화점과 대형 매장에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시장', '늘 싼 물건을 파는 곳'으로 인식돼온 재래시장이 백화점에서 하는 '정기 할인행사'를 통해 최대 50%까지 싼 값에 물건을 공급하겠다는 얘기는 눈물을 머금고라도 소비자를 끌어들여 백화점을 이겨보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구 신포시장에서 의류를 팔고있는 상인 김모(53)씨는 "백화점과 할인점에 치여 재래시장은 발길이 끊어진지 이미 오래"라며 "점포를 팔려고 해도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자리만 지키고 있는 형편"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 2006년 인천시와 인천상인연합회가 공동으로 발행한 재래시장 상품권도 전체 발행액 25억원 중 10억원 가량이 판매돼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와 관련, 김성철 인천상인연합회장은 "유통시장 개방 이후 대형 할인점의 국내 시장 진입으로 지역 재래시장이 붕괴되고 중소 유통상인들이 도산하는 등 지역 상권의 연쇄 도산사태를 일으키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역 상인들은 서명운동과 연대투쟁, 탄원서 제출, 반대시위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형 할인점 진출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정치인들은 재래시장을 선거철에 관례적으로 도는 유세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형 유통매장 진입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시장 입구에서부터 정치인들의 출입을 막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대한 재래시장 상인들의 불신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대형 마트가 입점해도 재래시장은 재래시장 나름대로 특화된 상품과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임대 수익금의 일부는 재래시장 활성화 기금으로 내놓는 등 재래시장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