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가 20일 오후 8시 아시아나항공 256편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지인 사이판으로 떠난다.

   LG는 사이판에서 체력과 기본기를 가다듬고 2월15일부터는 일본 오키나와로 장소를 옮겨 3월11일까지 25일간 실전 위주로 전지훈련을 마무리한다. '오키나와 리그'를 펼치는 삼성, SK, LG는 각각 3번씩 맞붙어 기량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LG의 관건은 김재박 감독의 구미에 맞는 팀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지 여부다.

   김 감독은 "외야수는 없고 투수는 많아 걱정"이라고 말한다. 실제 이번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LG 외야수는 8명으로 삼성(10명), SK(9명)에 비해 적고 두산과 같다.

   내야수까지 합해도 17명에 불과해 삼성(20명), SK(19명), 두산(18명)보다 부족하다.

   LG의 1,2군을 합한 외야수는 11명. 김 감독은 자신의 작전을 펼치기 위해서는 "적어도 외야수 13명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투수는 허리 부상으로 나중에 합류하는 우규민까지 합쳐 20명이 참가한다. 경쟁 구단에 비해 물량에서 밀리지 않을 뿐더러 자유계약선수(FA) 박명환과 삼성에서 검증된 팀 하리칼라가 선발진에 가세, 질적으로도 나아졌다.

   김 감독과 LG는 선수단의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승 투수를 내주고 이진영(SK) 이영우(한화) 등 중량급 외야수를 데려오는 공개 트레이드를 추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검증된 외국인 외야수 페드로 발데스를 영입한 것을 빼고 외야의 전력 보강은 없었다. 김 감독은 주어진 살림으로 부족한 부문을 메우는 수밖에 없다.

   김재박 감독은 현대 시절 파괴력 넘치는 외야 거포를 앞세워 작전 야구를 완성했다.

   작전과 도루, 번트 등으로 득점 찬스를 만들고 심정수, 송지만, 이택근 등 주전 멤버가 시원한 한 방으로 해결하는 식이었다. 강병식, 유한준, 전근표 등 주전 선수에 버금가는 대포 능력을 갖춘 대타 요원들이 뒤를 받치고 있어 골라 기용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하지만 LG에는 그런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발데스 외 거포라 부를 만한 대형 타자가 없는 상황에서 김용달 타격코치가 당장 간판 외야수 박용택에게 "올해 30홈런을 목표로 삼으라"고 주문한 것도 거포 육성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친정팀 LG로 화려하게 컴백한 김재박 감독의 첫 도전은 이번 캠프에서 '상대 벤치가 두려워할 만한 외야 거포'를 발굴해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