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강원도 강릉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강원 전역에서 도민 모두가 한때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8시56분께 강원도 강릉시 서쪽 23㎞ 지점(37.75N, 128.69E)을 진앙으로 하는 리히터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이후 규모 1.6 이하의 여진이 3차례 감지됐다고 밝혔다.

   이날 진앙지인 강릉을 비롯해 속초, 춘천, 원주, 홍천 등 강원 전역에서 지진이 감지됐으며 강릉과 속초의 경우 5초 동안 건물과 유리창이 흔들렸고 아파트 등 고층 건물에 있던 시민들이 지진을 많이 느꼈다.

   각 지역 소방서와 경찰서, 기상청 등에는 문의전화가 폭주해 거의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강릉지역 유선 및 휴대전화 통화가 한때 불통 되다시피 했다.

   그러나 강릉 지진발생 이후 현재까지 통신두절, 정전, 산사태 등의 지진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

   소방방재청은 강릉지역에 여진이 우려되고 있다며 안심하고 안전하게 대피해 줄 것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하기도 했다.

   이날 지진으로 주말 저녁 맞아 집 등지에서 편하게 쉬던 시민들은 갑작스런 지진을 느끼고 친인척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등 작은 소동이 빚어지기고 했다.

   시민 오은주(43.여.강릉시 교1동)씨는 "'쾅'하는 소리와 함께 아파트가 잠시 흔들려 여기 저기 전화를 해 문의를 했으나 통화조차 이뤄지지 않아 아이들과 한때 겁을 먹고 TV 속보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김모(45.속초시 교동)씨는 "가족들과 함께 TV를 시청하던 중 갑자기 아파트 건물이 흔들려 깜짝 놀랐다"며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몹시 불안해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지진이 발생한 강릉에서 150여㎞ 이상 떨어진 춘천지역에 있던 시민 김모(27.여.춘천시 온의동)씨는 "친구들과 2층 찻집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바닥이 수초 동안 심하게 흔들리는 등 무서운 생각이 들어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지진발생 직후 진동에 놀란 시민들은 갖가지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의 한 주민은 '꽝'하는 소리를 듣고 산사태가 난 것 같다며 일부 방송사에 제보했으나 확인 결과 지진으로 건물 흔들리는 소리에 놀라 벌어진 해프닝으로 파악됐다.

   또 중부전선 최전방 지역인 철원에서는 이날 지진으로 건물이 흔들리자 북한에서 핵실험을 실시한 것이 아니냐며 주민들이 한때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철원 주민들은 "지난 해에도 군사분계선 북측에서 3차례의 폭발음이 들려 놀란 적이 있다"면서 "이번에는 보일러 물통이 심하게 흔들려서 혹시 북한에서 핵실험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릉지역에서는 '꽝'하는 소리가 워낙 크게 들리고 동시 다발적으로 건물이 흔들리는 등 앉아 있는 사람까지 몸이 흔들려 대형 가스 폭발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하기도 했다.

   진앙지와 가까운 평창 용평리조트에서는 지진발생 직후 정전으로 곤돌라가 멈추는 사고가 발생, 오후 10시께부터 야간 스키 운영을 중단했으며 원주지역 한 가정집에서는 그릇이 떨어져 깨졌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한편 지진이 발생한 강릉시 등 도내 각 시.군은 재난 상황실을 가동해 주민들로부터 지진 피해접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