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이면 마음이 열립니다. 먼저 아이들에게 다가와 주세요."

수원시청소년상담센터에서 위기청소년들의 벗이 되어주고 있는 청소년동반자 상담원 유주현(35)·박선우(28)·박경원(32)씨.

'위기청소년(At-risk Youth)'이라는 용어는 사회안전망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거나 이탈한 청소년을 지칭하는 보편적인 용어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서 직업을 갖거나 성인으로서의 삶을 성취하지 못할 것 같은 청소년, 그 결과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지 못하는 청소년이 바로 그들.

청소년동반자들은 이같은 위기청소년들에게 '직접 찾아가' 심리상담을 해주고,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지역자원과 연계해 성장을 도와주고 있다. 작년 이들은 소외청소년을 위한 푸른꿈캠프, 생태체험 등 문화활동을 함께 하며 아이들의 마음을 열어왔고 법률, 직업상담, 건강서비스 등을 연계해주어 아이들의 각종 어려움을 해결해줬다. 그만큼 보람된 일이 많은 것도 당연하다.

▲ 박경원 "마음 둘곳없던 아이들 변화될때 눈물 찡하죠"
"어느 곳에도 마음을 두지 않던 아이들이 다른 곳으로 가는 선생님을 보며 '계속 있으면 안되나요' 하는 장면을 목격했을 때 놀랐죠. 또 내담자가 수화를 배워, 저를 위해 수화로 노래해준 것, 또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우리 상담선생님 소개해줄까'라고 말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땐 웃음도 나면서 한편으론 눈물이 찡한 거 있죠."(박경원)

그러나 처음부터 이같은 '성과'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 그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일이라 무엇보다 지난한 시간이 흘러야 가능하다.

"한걸음 갔다고 생각했는데 두걸음 뒷걸음 칠 경우에 허탈하죠. 하지만 이같은 경우 절대 포기하면 안됩니다. 많이 참고 오래 기다려야 마음이 통할 수 있는 거죠. 중요한 것은 아이가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그 과정을 거쳐 아이의 꿈이 저로 인해 구체화되고 실현될 때, 항상 그늘졌던 아이의 표정이 아예 달라졌을 때 저도 그만큼 성장합니다. 아이에게 고맙죠."(유주현)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노하우'가 따로 있을까? 청소년동반자들의 해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아이의 편'이 되어달라는 것. 청소년을 이해한다는 믿음을 아이에게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 박선우 "청소년반항, 자연스런 성장통… 따뜻한 관심을"
"청소년들은 반항하는 게 당연합니다. 독립적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자연스런 성장통이죠. 정반합(正反合)이 있는데 어른들이 정(正)만 고집하니까 문제가 생겨요.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따뜻하게 관찰하고 들어주면 어떤 도움을 요구하고 있는지 알게 됩니다. 그러면 아이의 작은 변화도 깨닫게 되고 그러면 문제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어, 실타래 풀리듯이 해결할 수 있거든요."(박선우)

청소년들이 반항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 아픔이 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상대방을 위축시키게 만들려는 과장된 모션, 폭력을 행사하는 청소년들을 한꺼풀 벗겨보면 정반대의 모습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것이 '아이들의 진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 유주현 "오래참고 기다릴때 마음통해… 포기 절대안돼"
현재 수원청소년상담센터의 청소년동반자상담원은 전일제 12명, 시간제 6명이다. 적은 인원으로 많은 아이들을 대하다보니 고충도 많다. 이들은 "한 상담사가 약 12명의 아이들을 동시에 상담하다보니 에너지가 많이 달린다"며 "그래서 하루가 끝날 때 보다 많은 관심을 줄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개인적인 후회도 많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청소년동반자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도움이 있어야 운영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인력이 확충되고, 경제적으로도 국비지원만으로는 빠듯해 보다 많은 후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