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에 충실하라

중견 기업의 과장인 K(39)씨는 지난해 몹시도 힘든 한해를 보냈다. 대출을 늘려 30평대 아파트로 옮겨가는데 성공은 했지만, 늘어난 이자 부담을 재테크를 통해 해소하겠다던 계획이 거의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K씨는 부모님으로부터 어렵게 얻어낸 5천만원의 종자돈은 여럿으로 나눠 주식과 펀드와 채권에까지 투자하며 '대박'의 꿈을 키웠으나, 돌아오는 것은 대출 이자도 갚지 못할 만큼의 '푼돈' 뿐이었다.

결국 새해들어 투자를 모두 회수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한 K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산관리 전문가를 수소문해 자신의 문제점을 자문받았다. 전문가가 K씨의 상황을 듣고 지적한 문제점은 딱 두가지였다. 하나는 자신의 수입과 지출이 안고있는 문제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부실한 자산관리였고, 또 하나는 아무런 목표나 전략도 없이 주변의 말에 휘둘려 '막가파식'으로 진행한 투자방식이었다. 그리고 전문가는 따끔한 충고를 더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재테크는 한푼이라도 덜 쓰고 차근차근 모으는 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그리고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받는 조건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에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본을 지키지 않은채 한번에 많은 돈을 벌겠다고 설친다면 그것은 재테크가 아니라 허황된 꿈에 지나지 않습니다."


# '지금의 나'를 파악하라

재테크의 첫 발걸음은 자신의 자산과 수입·지출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중·장기적인 자금 수요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재산을 늘리기 위한 목표를 세운다. 일단 목표가 정해졌으면 달성을 위해 자금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또는 지출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 등의 전략을 수립한다.

자신의 자산을 파악할 때는 금융 및 실물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을 계산해야 한다. 금융 및 실물자산에는 각종 예금과 개인연금 저축, 주식이나 채권 등 현금성 자산, 주택이나 토지 등 부동산(시가 기준) 등이 해당된다. 자동차나 TV처럼 갈수록 가치가 하락해 소멸되는 자산은 계산에서 제외해야 한다. 부채는 주택담보 대출과 자동차 할부금, 신용카드 할부금,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갚아야 하는 모든 채무를 계산한다.

이렇게 자신의 순자산이 파악됐으면, 앞으로 필요한 자금 수요를 따져 이에 맞는 재산 늘리기 또는 채무상환 목표를 정한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 대출은 앞으로 20년동안 7천만원을 상환하고, 앞으로 10년간 자녀의 대학 교육비로 3천만원을 준비하고, 앞으로 25년동안 노후 생활자금으로 1억5천만원을 모은다는 식이다. 이렇게 목표가 정해지면 기간동안 준비해야할 액수를 계산하고, 이를 위한 지출 및 저축 계획을 수립한다. 이때 자녀 교육비나 노후 생활자금 등은 현재의 화폐 가치로 계산하고, 10년이나 20여년 후의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해 매년 늘려나가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같은 단순 계산으로는 현재의 수입이나 지출로 자금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의 금융 자산이나 앞으로 모아질 금융 자산을 효과적으로 불려나가는 '재테크'가 필요하다. 명심할 것은 현재의 금융 자산은 앞으로 필요한 목돈을 마련하는데 기초가 될 '종자돈'이라는 것이다. 무리한 투자로 원금을 날리거나, 안전만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수익이 거의 없다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투자를 할때는 안전성과 수익성, 환금성 등을 고려해 적절히 분산하는 것이 좋다. 또 자신의 금융 자산의 내역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예금액과 투자금액, 수익률 등을 언제든지 손쉽게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 '밑빠진 독' 을 없애라

아무리 효과적인 투자를 해서 높은 수익을 올린다고 해도 쓸데없는 지출이 많다면 말짱 헛일이다. 따라서 자신의 지출을 정확히 파악해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투자보다 우선이다. 특히 금리가 높은 대출이 많다면 빨리 갚아야 한다. 아무리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도 대출 금리보다 높은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출이자는 매달 꼬박꼬박 빠져나가기 때문에 그만큼 고스란히 수입이 줄어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보통 직장인들이라면 한두개씩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보유한채 생활하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을 그대로 둔채 정기적금이나 정기예금을 드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이럴 경우 열심히 적금이나 예금을 해봐야 대부분 본전도 건지지 못한다. 마이너스 통장은 대출 금리가 보통 10% 안팎이고 적금이나 예금은 금리가 5% 선을 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금이나 적금에 들 자금으로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금을 갚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더 나쁜 경우는 카드 현금서비스를 '돌려막기'하는 것이다. 현금서비스는 연 20%내외의 높은 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액수가 적더라도 카드마다 보통 한달에 몇만원씩의 이자를 물게 된다. 이런 이자는 그야말로 '티끌 모아 태산'이어서, 장기간 이어지면 적지 않은 이자가 빠져나가게 된다. 따라서 현금서비스가 반복될 경우에는 금리가 낮은 다른 대출 상품을 이용해 현금서비스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