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다할 지역기반 없이 27년여간 공직생활을 한 전문관료였던 그로서는 '일만 열심히 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것이 유권자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최선의 약속이었을 터.
취임 직후 한달여간 읍·면·동을 순시하면서 그는 동서간 지역차와 난개발 문제, 교통과 문화, 복지분야 등 현안 전반을 점검하고 확인하는 강행군을 계속했다.
수차례의 인사를 거치면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몇몇 유관기관의 인적 구성도 새로 짰다.
'세계 최고 선진용인'이라는 시정이념을 제시, 그 비전을 현실화하는 세부실천 과제들을 마련해왔다. 그에게 지난해 연말까지의 6개월은 곧 '일만 열심히 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서 시장은 올 신년사에서 2007년을 '도시의 면모와 시민 삶의 질을 세계수준의 선진도시로 발전시켜나가는 용인발전의 원년'으로 규정했다. 목적지를 정한뒤 경로 설정과 연료 충전을 마쳤으니 이제 시동을 걸겠다는 얘기다.
지난해 확정된 용인시의 올 예산규모는 1조4천312억여원. 서 시장은 균형있는 예산집행을 통해 그동안 양적 팽창에 주력했던 외형적 도시발전 패턴을 벗어나 교육과 문화, 환경, 복지 분야를 중시하는 질적 성장을 꾀하겠다고 밝힌다.
그는 무분별한 건설사업으로 난개발의 오명을 뒤집어 쓴 서북부지역을 재정비하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남부권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일사천리로 추진되던 성복 등 서부권의 아파트 개발사업에 일대 제동이 걸린 것도, 남사일대의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노력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서 시장이 무엇보다 올 한해 동안 가장 역점을 둘 사안은 역시 교통문제 해결이다. 실제로 올해 경량전철사업과 도시계획도로 개설 등 도로교통분야에 투입되는 예산만 3천660억여원, 전체 예산의 25%에 해당하는 수치다.
분당선, 신분당선 전철사업, 서울~용인간 고속도로 사업을 조기완공하고 서용인 IC 설치, 마성IC접속, 신갈~수지간 도로 확포장 공사 등 주요 간선도로망의 조기 구축이 그가 그리는 교통대책의 밑그림들이다.
서 시장의 도시 마스터플랜 중 또 하나의 초점은 용인을 친환경적 생태도시로 브랜드화 하겠다는 것. 동남부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전원형 주거단지 조성과 지구단위별 계획, 불량주거환경 개선사업 외에 경안천 등 주요 하천을 자연친화형 친수공간으로 정비, 생태하천으로 새로 단장하겠다는 계획이다.
400억원이 투입되는 초부리 자연휴양림과 시내 곳곳의 도시공원 확충 역시 친환경생태도시를 꿈꾸는 용인시의 야심을 뒷받침하는 세부 계획들이다. 동·서지역을 망라한 문화 복지 시설 확충으로 복지 소외지역이 없는 용인을 만들겠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시정설계다.
서 시장은 취임후 적지않은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행착오'들은 곧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봐야할 듯 하다. 시민시장실에서, 각종 사업 현장에서, 그를 만나는 시민들은 '일만 열심히 하겠다'는 약속이 아직 유효한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