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달희'가 마침내 '오달자'를 제쳤다.

   SBS TV '외과의사 봉달희'가 방송 4회 만인 25일 처음으로 경쟁 드라마인 KBS 2TV '달자의 봄'을 시청률에서 앞섰다.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외과의사 봉달희'는 전국 시청률 19.5%을 기록했으며 수도권(21.0%)과 서울(20.9%)에서는 20%를 넘겼다. 같은 시간 '달자의 봄'은 전국 18.1%, 수도권 17.5%, 서울 16.2%를 각각 기록했다. 또 MBC TV '궁S'의 전국 시청률은 9.3%로 나타났다.

   '외과의사 봉달희'의 이 같은 성적은 방송 4회 만에 20%에 육박했다는 점 외에도 미국 ABC TV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표절 시비를 딛고 거둔 것이라 눈길을 끈다. 누리꾼들은 1회 방송 직후 등장인물의 설정과 두건 등의 의상, 포스터 등이 영락없이 '그레이 아나토미'를 빼닮았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24일 3회 방송부터는 표절에 대한 지적 대신 "드라마가 재미있다"는 의견이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표절이면 어떠냐. 재미있으면 되지"라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또한 MBC TV 주말드라마 '하얀 거탑'이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고 있음에도 파격적이고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호평 속에서 출발했던 것과 달리 '외과의사 봉달희'는 기존 메디컬 드라마를 답습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각각 6회, 4회까지 방송된 현재 의학 드라마라기보다는 정치 드라마 같은 '하얀 거탑'이 '차가움'으로 승부하고 있다면 '외과의사 봉달희'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자와 의사 간의 감동 스토리로 '따뜻함'을 강조하며 '하얀 거탑'과는 또다른 재미로 시청자들을 흡입하고 있다. 초반의 '새롭지 않다'는 지적을 감동 스토리로 극복하고 있는 것.

   여기에 이범수와 이요원의 호연, 수술 신과 병원 신 등 한장면 한장면 공들인 촬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또 이범수-이요원-김민준의 멜로 라인이 가동하면서 이 역시 드라마 재미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SBS 김영섭 책임프로듀서는 "처음부터 드라마의 완성도와 재미에 자신 있었고, 초반의 표절 시비 역시 회가 거듭되면 자연히 사라질 것이라 믿었다"면서 "일부 설정이 비슷할 수는 있겠지만 '외과의사 봉달희'는 충분한 사전 취재를 통해 새롭게 창작한 의학드라마"라고 밝혔다.

   "4회부터 본격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던 제작진의 호언이 맞아떨어진 '외과의사 봉달희'의 질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