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 학교가 최근 둘로 쪼개진 채 커다란 내홍을 겪고 있다. 현 서광학교 재단 이사진의 회의록 조작의혹, 불법 운영 의혹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 이사진은 물러나고 새로 관선 이사들이 파견돼 학교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교사·학부모 측과 "학생들의 안정된 학습권을 위해 현 이사진 체제로 지속돼야 한다"는 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관선 이사 파견'을 주장하는 측은 매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집회·시위를 벌이고 있고 반대 측은 "당장 집회를 중단하고 교육청의 결론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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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정감사에까지 오르내리기도 하고 도교육청 감사가 2번이나 진행됐지만 학내 분쟁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학교와 학부모간 소송까지 이어지는 등 양 측간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04년 4월 서광학교 행정실에 근무하다 퇴직한 교직원 P씨가 민원을 제기, 도교육청이 서광 학교에 대한 감사를 하면서 부터다.
P씨는 ▲이사진 구성 당시(2003년) 회의록이 조작됐다는 의혹 ▲이사장 L씨가 학교 운영권을 맡으면서 사실상 학교를 불법 매매했다는 의혹 ▲L이사장이 학교 운영비(470만원)를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 등 3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2004년 감사에서 "학교 운영권은 매매의 대상이 아닌데다 실제로 L이사장과 전 이사장간 돈을 주고 받은 증거물(예를 들어 영수증)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학교 불법 매매 의혹'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또 학교 운영비 전용 의혹에 대해서도 "L이사장이 학교 운영비를 개인 용도로 사용한 정황이나 근거, 증거물 등이 부족하다"고 결론냈다.
다만 회의록을 작성할 때 ▲이사들에게 회의 개최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점 ▲일부 이사들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는데도 회의에 참석했다고 표기한 점 등 회의 운영 절차상 문제가 확인됐다.
'회의록 조작' 사실이 인정됐으므로 이 회의에서 의결된 사항은 물론 당시 이사진 구성 등도 모두 무효(원인 무효)가 된다.
문제는 경기도교육청이 회의록 조작 사건에 대해 '추인'을 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회의록 조작 사실은 맞지만 여러가지 정황을 들어 이사진의 학교 운영권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도교육청은 '추인'의 이유를 ▲사리사욕을 채우거나 비리를 저지를 목적으로 회의록을 조작한 것이 아니라는 점 ▲교원 임용, 예·결산 사안을 모두 무효화 시킬 경우 학교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도교육청은 "이는 도교육청의 재량권 범위 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일부 교사와 학부모들은 감사 결과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지만 일단 서광 학교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는 물밑으로 가라앉는 듯했다. 그러나 일부 교사와 학부모들은 ▲ 이사장 L씨가 과도한 학사 개입을 하고 있다는 의혹 ▲교사에 대한 인권 침해를 하고 있다는 의혹 ▲2004년 당시 이사회가 아예 열리지 않았다는 의혹 등을 끊임없이 제기했다.
또 이같은 내용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자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은 경기도교육청에 서광학교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도교육청은 2006년에 또다시 감사를 실시, 현 이사진 선임과정에서 2003년 아예 개최하지 않은 이사회를 2차례 개최한 것처럼 회의록을 작성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도 교육청은 또 이사장의 '학사 개입 의혹' 부분과 교장의 지나친 복무통제에 대해서도 일부 사실을 인정, 경고 조치했다. 다만 '인권 침해' 등의 부분에 대한 증거물이나 정황은 확인 되지 않았다.
특히 김진춘 교육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던 사실을 인정하고 "임시 이사를 파견하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이후 2달여 동안 도교육청은 고문 변호사 6명의 법률 자문 과정을 거친 뒤 "이미 2004년 감사시 이사 승인을 추인했기 때문에 '행정상 신뢰 보호의 원칙"에 따라 임시이사를 파견할 이유가 없다"며 입장을 바꿨다.
도교육청은 또 "법률 자문 결과 2004년 당시 '추인'에 대해서는 변호사 6명중 5명이, '행정상 신뢰보호'에 대해서는 4명이 합당하다는 의견을 냈다"면서 "그외에는 사립학교법에 따른 임시이사 파견사유에 해당하는 비리행위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관선 이사 파견'을 주장하는 학부모와 교사들은 이에대해 "이사회 구성 자체에 불법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도교육청이 오히려 현 이사진을 감싸고 있다"면서 "2004년 특별감사 당시 시정요구만 했을뿐 적극적으로 이사진을 교체하지 않은 것도 도교육청의 직무유기"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또 이 과정에서 공동대책위 측은 도교육감에게 탄원서를 제출하고 계속적인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로 하는가 하면 서광학교 B교장이 "학교 및 도교육청 인터넷 게시판에 학교 운영권을 침해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며 일부 학부모 및 전교조 소속 교사 13명에 대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등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B교장은 "있지도 않은 사실을 도교육청 게시판에 올려 학교를 비방했고 교장실에 찾아와 큰소리로 일방적인 주장을 해 대화가 어려워 불가피하게 고소했다"고 말했다.
이같이 지난 2004년 부터 시작된 서광 학교 사태는 3년이 지나도록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양측 교사 및 학부모간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있다.
하지만 사건의 중재 역할을 맡은 경기도 교육청은 학내 사태를 매듭지을 뾰족한 방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도교육청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2004년 이사회에 대해 '추인'이란 형식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 또 그 추인을 '행정상 신뢰 보호'라는 형식으로 재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등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특히 교육부도 이번 서광 학교 사태의 추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으며 경기도 교육청 및 서광학교에 대한 직접 감사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충분한 법률검토 작업을 거쳐 이뤄진 것인 만큼 앞으로 서광학원의 안정화를 위해 학내 구성원간 갈등을 조장하는 과장·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해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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