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 부원장)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 고객감동의 시대에서 '고객졸도'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는 시대가 됐다. 호텔과 병원같은 서비스업종의 21세기 생존전략 첫걸음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병원이 질병치료와 예방의 기본목적에 충실하다보니 고객이 만족할만한 서비스나 운영시스템의 효율성은 글로벌기업에 비해 다소 미흡했다. 병원이 경영환경변화에 좀 둔감하더라도 주어진 틀안에서 효율적인 관리차원의 관행이 지속돼왔다. 그러나 주변의 모든 사회적 환경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고객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듯 국내 병원도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선 생존경쟁의 파고를 넘기위해 개혁과 혁신의 기치를 내걸고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전문화·차별화·브랜드화·유비쿼터스화 등 병원위주에서 고객중심으로 바꿔 고객의 가치실현을 선도하고 있다. 고객에 대한 열의란 과연 무엇일까. 열의를 뜻하는 'enthusiasm'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인 '신들린(상태)'에서 왔다. 고객을 위해 혼신을 다하라는 말과 같다. 시인 에머슨은 열의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세계 역사상 위대하고 당당했던 행동은 모두 열의의 공적이다. 열의없이는 위대한 그 어떤 것도 달성되지 않는다."

고객에 대한 열의, 고객중심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방법론은 무엇이 있을까. 식스시그마의 눈부신 성과는 초일류기업의 성공사례를 통해 검증돼 왔다. 개인적인 경험과 국내외 초일류기업의 성공사례에 비춰볼 때 '식스시그마'라는 경영혁신방법론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개인적으로 식스시그마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우리가 실제로 하는 일의 수준과 고객의 기대치에 대한 수준차이를 계량화한 후 고도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제해결기법을 동원, 일의 방식과 조직문화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새로운 사회의 기업경영자나 국가지도자는 환경변화를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주어진 틀을 뛰어넘는 사고를 하며 미래지향적인 상상력과 결단력, 그리고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 식스시그마와 같은 고객중심의 사고와 다양한 혁신활동의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이제 고객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병원은 철저히 도태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작은 친절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킬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고객이 병원을 선택하는 소비자중심시장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고객이 기업과 병원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날이 우리앞에 펼쳐지고 있다. 우리가 변화의 방향과 실체를 이해하고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수 있도록 변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바로 나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 진 엽(분당서울대병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