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종일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
경기지역은 한강을 끼고 비옥한 평야가 발달해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정착했던 땅이다. 삼국시대부터 문물이 성했고 고려에 이르러서는 태조 왕건이 개성에 도읍을 정하면서 한국역사의 중심무대로 부각됐다. 경기(京畿)라는 명칭은 서울에서 가까운 지방이라는 뜻으로 본래 '京'은 '천자(天子)가 도읍한 경사(京師)'를, '畿'는 '천자 거주지인 왕성(王城)을 중심으로 사방 500리 이내의 땅'을 의미한다고 한다. 현재 경기도가 동서로 130㎞, 남북으로 155㎞라 하니 지명과 규모가 걸맞는다 하겠다.

이런 경기도가 한강을 중심으로 나눠야 한다는 '경기도 분도(分道)' 문제가 다시 거론되는 듯 하다. 상대적으로 개발에서 소외됐던 경기북부지역을 균형있게 발전시키기 위해 경기 남·북도로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균형발전과 지역갈등해소는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이 진정 지역발전과 지역주민의 복지를 위한 것인지 숙고해 볼 일이다. 또한 균형발전의 개념속에는 지역적 균형뿐 아니라 산업간 균형도 포함돼야 할 것이다.

WTO체제속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이 가속화돼 우리 농업과 농촌의 시름이 깊어가는 가운데 그 동안 경기도는 선택형맞춤농정, G마크 인증제도, 경기과수연합사업 등의 농업시책을 펼쳐 도내 농업발전과 농촌의 활력증진을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올해부터는 '경기드림농정 프로젝트'라는 야심찬 사업을 새로이 추진하기로 해 자못 기대가 크다. 이와같은 적극적인 도농정이 가능했던 것은 강력한 도세(道勢)를 바탕으로 수도권에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적극 활용한 결과라 할수 있으며 결국 농축산물 시장개방화시대에 농업·농촌에 활로를 열어 주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우리 경기농협도 발맞춰 경기도와 공동으로 배·포도 품목의 도단위 통합브랜드인 '잎맞춤'을 개발해 연합판매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조합간 합병을 통한 경영합리화, 시군단위 연합마케팅, 한우·돈육 광역브랜드화 등 규모화된 농축산물 판매사업과 1촌1사 자매결연, 산지농협에 대한 도시농협의 자금지원 등 도·농 상생을 위한 각종 사업을 통해 도내 농업경쟁력 강화와 농업인 실익증대에 노력하고 있다.

농업도 경쟁력이 중요하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물적·인적자원의 결집과 규모화 그리고 화합과 상생의 정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더욱이 '세계속의 경기도'로 거듭나기위해 도민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힘써야 할 중요한 시기에 대립각을 세우고 소모전을 펼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오늘의 선택은 우리뿐 아니라 후손들의 삶의 질을 결정짓게 된다. 그래서 선택은 신중하고 지혜로워야 한다. 또한 변화와 경쟁시대에 성공적인 생존전략은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고 슬기롭게 뜻과 힘을 결집해 함께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볼때 분도론은 경기도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다. 경기도는 지난달 30일 기업육성 및 지원, 차세대 성장동력확충 등을 포함한 2007년도 경제정책 5대목표와 20대과제를 선정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의 성패는 어떻게 충분한 모멘텀을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

한 시대를 살다 갈 우리는 문화적 동질성을 유지하면서 수천년을 지속했던 경기도의 특성을 무시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일 못지않게 심리적 괴리감을 해소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통합과 어울림의 시대에 나누고 편가르는 일은 명분을 찾기 어렵고 오히려 민심에 거스르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힘이 넘치는 경기도, 세계속의 경기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 가는 경기도민으로서 영원히 남아있기를 바란다.

/윤 종 일(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