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는 조금은 뻔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입니다.
IMF 경제 위기를 단기간내 극복한 세계 11위권의 경제대국이건만, 현실에서 국민 일반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은 이제 더이상 새로울 것도 없으며, 정부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원인과 처방을 놓고 논란이 분분합니다.
다만 필자와 같은 봉급생활자들의 입장에서 우리 경제에 대한 소박한 소망을 말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후배들과 대화를 자주 하는 편입니다. 제가 속한 조직은 소위 '안정적'이라는 평을 듣는 공기업이기에 사실 각 개인은 경기에 둔감한 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30~40대 후배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안정적이라고 하는 조직의 구성원들까지도 경기(특히 체감경기)에 그다지 좋지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증좌를 발견하게 되고, 그러니 설령 '경기가 살아난다해도 체감경기에 까지 이어지려면 상당히 요원하겠구나'하는 결론에 도달하곤 합니다.
무슨 얘긴고 하면 수입의 대부분이 주거비와 교육비에 들어가다보니 그러고 나면 '도대체 아무리 둘러봐도 쓰려야 쓸 돈이 없다'는 하소연이 공통분모더라는 것이지요.
삶의 기본인 집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2003년이후 소비자 물가는 8.78% 상승한 반면 서울지역 집값 상승률은 그 3배인 23.6%를 보였고, 심지어는 무려 2~3배까지 폭등한 지역이 즐비한 실정이니 봉급 생활자들로서는 집 마련은 커녕 늘어나는 주거비 감당에 허리가 휠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만 해도 회사의 성격상 부동산을 잘 알고 그래서 집 걱정은 없으리라 예단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아서 직원들 한탄속에 오히려 뒷북만 치는 통에 "집 문제는 도대체 당신 말 들어서 되는 게 없다"고 마누라한테 항상 타박이고, 또 친지들이 묻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대답을 하고나면 나중에 마찬가지 타박이 결국은 돌아오더라는 것입니다. 우리 직원들이 이럴지니 폭등하는 집값은 월급쟁이들에겐 가처분 소득을 앗아가는 괴물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교육비 문제, 참으로 출구가 보이지 않는 거대한 블랙홀입니다. 게다가 이건 근원적인 '새끼'에 대한 문제입니다. 모든 부모들이 근원도 모른채, 아니 알고도 끌려갈 수밖에 없는 블랙홀입니다. 그러니 공교육은 간데 없고 2006년 자그마치 연간 2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고 하는 사교육 시장 규모만이 황량한 교육 현실을 말없이 응시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 두가지 괴물에 다 소진하고 나면, 아무리 둘러봐도 쓰려야 쓸 돈이 없다는 것입니다. 시장의 가장 든든한 기초인 봉급 생활자들의 이야기입니다. 하도 어려운 경제주체들이 많다보니 팔자 좋은 이야기로 읽혀질까 두렵기도 하지만 선의로 헤아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나는 소망합니다. 이 두가지 괴물 문제에 대해서는 정파나 이해 관계를 떠나 공동선을 설정하고 머리를 맞대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나가야 한다고 말입니다. 이 두가지 문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국민소득 3만달러가 달성돼도, 경제 성장률이 성큼 올라도 체감경기에 이르기까지는 요원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래세대에게 여하한 희망도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공동체를 유지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에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로 두서없는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김 주 열(토지공사 신도시사업이사)
집값·교육비 못잡으면 경제회생 없다
입력 2007-02-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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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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