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독립 영화는 지난 1980년대 사회노동 운동의 맥락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태동했다. 80년대 초반 기득권 세력에 대한 저항과 사회 운동으로 계몽 영화를 표방하는 영상물들이 주목을 받으며 대학을 중심으로 많은 영화 동아리가 만들어졌고 나중에 그 구성원들이 독립 영화 단체를 만들게 되면서 독립영화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80년대 독립 영화로는 대학 동아리가 만든 '인재를 위하여'(한양대, 1987), '그날이 오면'(서울예전, 1987) 등이 대표적인 작품으로 독립 영화 단체의 영화로는 '오! 꿈의 나라'(1988), '파업전야'(1990) 등이 있다.
이중 '파업전야'는 1987년 민주 노조 건설을 둘러싼 노동자들의 투쟁을 소재로 한 정치적 이념을 모티브로 한 영화로 이를 제작한 '장산곶매'는 당시 상업 영화의 방식을 탈피하고자 도전하면서 제작, 배급, 상영의 자유를 주장하고 나선 우리나라 독립 영화 역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독립 영화 단체로 꼽히고 있다. 김동원의 비디오 다큐멘터리 '상계동 올림픽'(1988) 역시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서울 상계동에서 진행된 달동네 재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소외받는 세입자 철거민들의 삶을 그대로 영상에 옮겨 담으며 사실주의적 기법을 그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4년 영화 제작업의 허가제가 등록제로 바뀌면서 독립 영화를 제작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후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 황규덕 감독의 '꼴찌부터 일등까지 우리반을 찾습니다'(1990), 홍기선 감독의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1992) 등의 영화는 제작과정은 독립영화의 형태를 그대로 따랐지만 개봉과 배급에 있어서는 상업영화 방식을 택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1990년 이후 우리나라 독립 영화는 변혁, 이재용 감독의 '호모 비디오쿠스'(1990), 봉준호 감독의 '지리멸렬'(1994) 등의 비상업적 단편 작가 영화와 박재호 감독의 '내일로 흐르는 강'(1995), 임순례 감독의 '세친구'(1996) 등 상업적 개봉을 목표로 하는 저예산 영화로 대표된다.
이후 작가주의를 표방하는 '악어'(1996)의 김기덕 감독이 등장하고 이때부터 독립영화의 대중성과 흥행성이 현저히 부각되는 시기를 맞이하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독립영화의 역사
80년대초 대학동아리 중심 태동 사회운동·작가주의 영화로 발전
입력 2007-02-1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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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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