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운전자 고의사고 '타깃'

지난해 5월초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에 사는 가정주부 강모(42)씨는 남편의 에쿠스 승용차를 몰고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친구를 만나는 장소가 부평시장 인근이어서 시장 주변에 차를 주차하려고 시장을 몇바퀴 맴돌다 길을 잘못들어 '진입금지' 도로로 들어섰다.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하게 된 것이다. 다급해진 강씨는 후진을 하려고 했으나 다른 차량이 강씨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어쩔수 없이 30여 역주행을 하는데 골목길에서 갑자기 나타난 차량이 강씨의 차를 들이받았다. 차량 안에는 건장한 청년 4명이 타고 있었고, 가벼운 접촉사고인데도 차량 밖으로 나오지 않은채 손으로 목을 감싸고 고통스러운듯 신음소리를 냈다. 누가 신고했는지 금새 경찰이 도착했다. 일방통행로에서 역주행을 하다 사고를 냈으니 꼼짝없이 당하고 말았다.

조모(47·남동구 구월동)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지난 2006년 7월 남동구 구월동 씨티은행앞 도로에서 불법 U턴을 하다 시청 방향에서 우회전하는 차량과 추돌했다. 시청 방향에서 내려오던 차량이 길가에 정지해 있는 것을 보고 U턴을 했는데 어느 순간 자신의 차량과 접촉사고를 낸 것이다. 나중에 확인한 사실이지만 이들은 길가에 잠복을 하다 적당한 고의사고 대상 차량을 기다렸다가 불법 U턴을 시도하는 차량을 상대로 고의 접촉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받아 챙긴 '보험사기꾼'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음주운전자, 불법U턴 운전자, 일방통행 역주행, 중앙선 침범 운전자 등은 고의사고의 표적이 되고 있다. 실제로 인천경찰청은 지난해 5월 조직폭력배와 유흥주점 웨이터, 노래방 도우미 등으로 구성된 보험사기꾼 12명을 구속하고 13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역주행 운전자, 불법U턴 운전자 등 주요 법규 위반 차량을 기다렸다가 고의 사고를 내고 모두 74회에 걸쳐 6억9천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손보사들이 같은 유형의 사고를 많이 내는 사람과 보험금을 수령해간 사람에 대한 자료를 분석, 그 결과를 토대로 수사를 의뢰하면서 일망 타진됐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기꾼들이 고의 사고를 내도 워낙 수법이 교묘해 물증을 남기지 않는다"며 "그러다보니 선량한 운전자가 사기꾼에게 걸렸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도 심증만 가지고 수사를 할 수는 없는 만큼 운전자들은 법규 위반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손해보험협회 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