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출신인 김유찬씨가 21일 이 전 시장의 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의혹에 관한 자료를 공개하면서 양측의 감정대립은 정점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측은 '결자해지' 및 '고해성사' 등을 주장하며 이 전 시장을 직접 압박하고 나선 반면, 이 전 시장측은 '무(無)대응' 기조를 고수하면서 김씨가 '못 믿을 사람'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다만 이 전 시장측은 조직적 배후론을 거듭 주장하며 반격의 고삐도 늦추지 않는 모양새다.
양 진영은 당 지도부의 거듭된 경고와 당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연일 감정 섞인 발언들을 쏟아내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상대방이 치명상을 입을 때까지 계속 '고' 하겠다는 분위기다.
특히 당 경선준비위가 이날 오후부터 '김유찬 주장'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사태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검증위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한쪽의 강력 반발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당내 분란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김씨는 이날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전 시장의 '위증교사' 의혹과 관련, 자신에게 돈을 건넸다는 당시 종로 지구당 간부인 J, K씨와의 전화통화 녹취록, 돈을 건넨 시간·장소, 이 전 시장 측에서 줬다는 법정 예상 질문지와 답변 내용 등에 관한 자료를 공개했다.
김씨는 앞서 라디오 방송에 잇따라 출연, "15대 총선 당시 이 전 시장의 경쟁자였던 이종찬 전 의원이 '이 전 시장의 선거법 위반 사실을 폭로하는 대가로 3억원을 제안했다'는 자신의 과거 증언도 거짓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측 유승민 의원은 "이 전 시장이 이제 대답을 해야 한다"면서 "'예스'든 '노'든 대답을 해야지 국민의혹이 해소되지 언제까지 이렇게 끌고 갈 거냐, 언제까지 계속 웃기만 할 거냐"며 이 전 시장을 자극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측 정두언 의원은 CBS라디오에 출연, "김씨가 말을 이랬다 저랬다 수시로 바꾸는데 이것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이 전 시장 본인도 '내가 부덕해서 그런다'며 별로 관심을 안 갖고 있다"고 일축했다.
양 진영은 조직적 배후론을 놓고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박 전 대표측 이혜훈 의원은 "이 전 시장측의 '뒤집어 씌우기'에 기가 막힐 뿐"이라며 "정인봉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했다는 이유로 윤리위에 회부됐는데 그렇다면 배후설을 제기한 정두언 박형준 주호영 진수희 의원도 윤리위에 회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전 시장측 박형준 의원은 "아무 근거도 없이 주장한게 아니지 않느냐. 캠프 법률특보가 기자회견을 했는데 어떻게 '캠프와 무관하다'는 말을 믿을 수 있느냐"면서 "우리가 의구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