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하대 주변 원룸 임대업자들이 학생들을 잡기위해 전봇대에 광고지를 붙여 놓았다.
새학기 시작을 앞두고 인천 대학가 주변 원룸촌이 술렁이고 있다.

입주 학생수가 줄고 있는 인하대학교 원룸촌에선 학생들을 잡기위한 임대업자들의 이색 '마케팅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기숙사와 원룸촌이 없는 인천대 주변에선 다가구 주택이나 빌라로 학생들이 몰리는 바람에 건물주들이 때 아닌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인하대 후문. 길가 전봇대에는 광고지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인하대 후문 주변의 원룸을 홍보하는 것들. 에어컨과 세탁기 설치는 기본이고 유선 방송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고 써 있다. 프린터·복사기 설치 등 신세대 학생들을 잡으려는 각종 옵션도 적혀있다.

'성격이 까탈스러운 B형도 환영'이란 재밌는 문구가 적힌 홍보지도 붙어 있다.

이처럼 인하대 원룸 임대업자들이 치열한 마케팅에 나선 이유는 최근 기숙사가 확충되면서 학생들이 기숙사로 몰리기 때문. 인하대는 2000년 제1생활관을 건립한 뒤로 지난 해 2월말 제2생활관도 만들었다.

2곳엔 2천160여명이 입사할 수 있다. 결국 200여 개 인하대 주변 원룸 임대업자들은 작년에 비해 월세를 낮추거나 옵션을 추가하는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덩달아 부동산 중개업자들도 학생들에겐 중계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원룸 임대업자 이모(46·여)씨는 "8평짜리 방 12개 정도를 임대하는데 3~4개 방은 계속 빈 상태"라며 "부동산에서 임대업자들에게만 중개수수료를 전가하고 있는데도 학생들을 모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부동산에 의뢰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남구 도화동 인천대 주변 다가구 주택이나 빌라 건물주들은 방을 세놓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인천대는 기숙사와 원룸촌이 없는데다 인천대학과 재능대학이 인접해 있어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편의시설을 갖춘 신축건물이 아니라 다소 낡은 일반 다가구 주택이나 빌라에 월셋방을 세놓고 있으나 매물이 없는 형편.

이 지역 월세는 5~6평형의 경우 보증금 300만원에 월 28만~30만원. 10평은 500만원에 월 30만원 정도면 구할 수 있다. 월세가 땅값이 조금 더 비싼 인하대 주변과 비슷한 수준이다.

인천 H부동산 관계자는 "특별한 옵션을 갖춘 방이 아닌데도 학생들이 몰리면서 작년에 비해 월세가 5만원씩은 올랐다"며 "은행 금리가 낮고 개발사업이 언제 실시될지 몰라 계약기간이 긴 전세방은 거의 나오지 않고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28만~30만원의 방이 대다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