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이 2일 입학식을 갖고 대학 새내기들을 따뜻하게 캠퍼스 품으로 맞았다.
몇몇 대학에서는 타임캡슐에 대학생활 목표를 적어 넣거나 교수들이 신입생들에게 `학습 노트'를 전달하는 등 이색적인 입학식이 눈에 띄었다.
고려대 등 학내 분규를 겪었던 대학은 총장이 참석하지 못한 채 입학식을 진행해 씁쓸한 분위기를 면치 못했다.
서울대는 이날 오전 11시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입학식을 갖고 3천401명을 `서울대 가족'으로 맞아 들였다.
입학식에서는 이장무 총장의 입학식사와 임광수 총동창회장의 축사, 신입생 선서, 주요 보직교수 및 각 단과대학 학장ㆍ부학장 소개가 이어졌으며 서혜연 교수(성악과)가 축가를 불렀다.
이 총장은 입학식사에서 "우리의 사고를 새로운 것으로 채울 수 있도록 열린 공간으로 남겨둬야 하며 빈 공간을 채우려면 융화와 개방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입학식이 열린 종합체육관 앞에서는 단과대 학생회 연석회의 소속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 반대와 교육 재정 확충을 요구하는 시위와 퍼포먼스를 하며 신입생들에게 전단지를 나눠 줬으나 학교 측과 충돌이 빚어지지는 않았다.
연세대는 오전 10시30분 신촌캠퍼스 대강당에서 신입생 3천700명을 상대로 입학식을 열었다.
정창영 총장은 식사에서 ▲ 탄탄한 기초교육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리더로의 성장 ▲ `평생 학습자'로서의 자세 ▲ 기독교 정신에 기초해 어려운 이웃과 북한 동포 등을 돕는 지도자가 될 것 등을 주문했다.
기존의 특색 없고 엄숙한 분위기의 입학식을 벗어나 독특한 행사를 준비한 대학들도 있었다.
덕성여대는 입학식에 앞서 신입생 1천500명이 교수들과 선배들의 환영의 포옹을 받으며 교문을 들어선 뒤 4년 뒤 졸업식에서 개봉할 타임캡슐에 대학 시절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적어 넣는 이벤트를 가졌다.
한성대는 입학식에서 각 학과장이 학과 대표 신입생에게 스승으로서 최선의 교육을 제공할 것을 약속하는 글귀를 적은 `학습 노트'를 선물하고 신입생은 교수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주는 `학연식'을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었다.
`학습 노트'에는 학사 일정 등 기본적인 대학 정보를 비롯해 교수들이 일러주는 공부 비법, 전공 특성, 대학 생활에 대한 조언 등이 담겨 있다고 학교 관계자는 전했다.
논문 표절 의혹에 따른 학내 갈등으로 이필상 전 총장이 사퇴한 고려대는 총장직무대행을 맡은 김호영 교무부총장이 공석인 총장을 대신해 식사를 하는 등 입학식을 주관했다.
김 직무대행은 고려대의 상징 동물인 호랑이를 강조하며 "누구나 험난한 길에 직면하기 마련"이라며 "호상(虎像ㆍ호랑이 형상)의 기운이 가득한 고려대에서 험한 세상을 뚫고 나갈 강인한 정신력을 키워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보통신학부 신입생 김모(19)군은 "평생 한 번 뿐인 입학식인데 총장이 직접 환영해 줬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서운함을 나타냈다. 한편 일부 학생들은 학교측에 작년에 있었던 `출교(黜校)' 조치의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작년 말 총장을 해임한 동덕여대도 오는 5일 홍성암 총장직무대행이 참석한 가운데 입학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요대학 일제히 입학식…이색 이벤트 눈길
고려대 총장 없는 행사로 '씁쓸'
입력 2007-03-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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