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 재·보궐 선거가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 참패와 한나라당 압승으로 끝남에 따라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놓고 여야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먼저 국회내 의석분포는 재적의원 299석 가운데 열린우리당 146석, 한나라당 125석, 민주노동당 10석, 민주당 9석, 자민련 3석, 무소속 6석으로 재편됨으로써, 우리당은 민노당 또는 무소속 등 '우군'의 협조없이는 각종 법안의 단독처리가 불가능하게 됐다.
 
우리당은 원내과반 의석 복귀에 실패한 것은 물론 이번 재·보선을 통해 전국적인 지지기반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냄으로써 정국 주도권 행사에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됐으며, 선거 패배의 원인을 둘러싼 당내 갈등의 격화도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민노당과 민주당이 2위와 4위로 선전한 성남중원에서 우리당 후보가 3위로 내려앉은 것은 개혁진영이 분열되고 '탄핵역풍' 수준의 핵폭탄급 이슈가 없는상태에서 선거를 치를 경우, 여당이 자력으로 한나라당의 장벽을 넘기 어렵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으로 우리당은 국회내에서 '3대 입법'을 비롯한 각종 개혁입법을 처리하기 위해 민노, 민주당과의 공조를 적극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됐을뿐만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한 민주당 및 중부권 신당 추진세력과의 통합 또는 전략적 연대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번 재·보선이 향후 정계개편을 촉발하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가능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재·보선에서 압승을 거둬 여당의 과반의석 복귀를 좌절시킨 것은 물론, 특히 여당의 '올인' 전략으로 함락 직전까지 갔던 경북 영천에서 박근혜 대표를 앞세워 뒤집기 수성에 성공함으로써 재보선 불패신화를 이어갔다.
 
특히 충남 아산 승리는 지난 2월 행정도시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 이후 불거졌던한나라당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는 촉매제가 되는 동시에 충청권에 대한 자신감 회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 한나라당은 박 대표 중심체제로안정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목포시장 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의 추격을 따돌리고 승리함으로써 가까스로 고토를 사수했고, 성남 중원에서는 4위에 그쳤지만 여당에 뼈아픈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
 
민주당은 여전히 열린우리당과의 통합불가를 주장하고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앞두고 여당의 러브콜이 계속되고 범개혁진영의 통합을 요구하는 지지층의 압박이거세질 경우 심각한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중부권 신당 추진세력에 가담한 무소속 정진석 후보가 여당의 총력전이 펼쳐진 충남 공주·연기에서 승리함으로써 신당 창당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신당이 가시화될 경우 여당쪽의 연대 제의도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