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제물포여중 교복관리실에서 중학교 3학년 정보라(15), 강은혜(15)양이 후배인 1학년 김현지(13), 우 데레사(13)양의 교복을 골라주고 있다.
"우리 학교의 전통인 '교복 물려주고 받기'에 동참해 보세요. 부모님 부담도 덜어주고 선·후배간에 정(情)도 느낄 수 있습니다."

한벌에 70만원하는 교복값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인천 제물포여자중학교가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이 학교 신관 4층. 빈교실 문을 열자 옷걸이에 나란히 걸린 옷가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 학교 졸업생들이 후배들을 위해 남기고 간 교복 220벌.

올 2월 졸업생 416명 가운데 110명이 기증한 교복들도 함께 옷걸이에 걸려있다. 낡아서 학생들이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최근 일주일만에 15명 학생이 선배들 교복을 물려 받았다고 한다. 제물포여중의 교복 물려주고 받기는 다른 학교와 다르다.

대부분 중·고등학교가 일회성 행사처럼 하고 있으나, 이 학교는 교실 하나를 '교복관리실'로 만들어 연중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교복 담당 교사도 뒀다.이 때문에 몸이 커져 교복이 더이상 맞지 않는 학생이나 전학생 등 매년 학생 100명 정도가 교복을 물려받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학교측은 설명했다. 올 해도 이런 반응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5월까지 사복 착용이 가능하다는 지침이 내려와 신입생 416명 중 30% 가량이 사복을 입고 다니지만, 입학 전부터 교복 물려받기에 대한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 교복 담당 김경숙 교사는 "예년에는 신입생들이 입학식 전에 교복을 사서 입고 오기 때문에 전혀 이용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신입생들의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며 "신입생들도 종종 이곳을 찾아와 자신의 치수에 맞는 옷을 골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은 신체 성장이 빠른 편이라 값비싼 교복을 새로 사는 것보다 교복을 물려받아 입는 것이 경제적"이라며 "앞으로 교복관리실을 찾는 신입생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