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증가세를 보여왔던 국내 골프 인구가 2010년부터는 서서히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서천범)가 밝힌 '한국골프산업 발전 방안'에 따르면 지난 1998년을 제외하고 매년 증가세를 보여왔던 국내 골프 인구가 오는 2010년 이후부터는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골프를 치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플레이 및 이동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는 게 이유다. 또한 해외 원정 골프 인구 증가도 국내 골프 인구수를 줄이는데 한몫 거들고 있다. 특히 국내 골프장이 과잉 공급됨에 따라 골프장 경영수지 악화 가능성이 높아 골프 산업이 수요자 시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비용·시간 많이 필요해 인기시들
△골프 비용
회원권이 없는 비회원이 주말에 회원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다면 그린피가 평균 19만원, 카트대여료 2만원, 봉사료(일명 캐디피) 2만5천원, 식음료비 1만5천원 등 25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게다가 차량 기름값까지 포함하면 약 30만원선이 든다.

또 골프를 치려면 미리 4명의 팀을 이뤄 예약을 해야 하고 승용차로 이동하는데 왕복 2~3시간 이상, 골프치는데 4~5시간, 샤워하고 식사하는데 2시간 등 총 10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반면 새로 골프를 치려는 사람들은 주로 중산층이 대부분인데 골프를 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갈수록 골프 입문은 더욱 어려워진다. 골프연습장에서 3~4개월 동안 연습을 한 다음 골프채, 운동화 같은 장비를 구입해야 하고 다른 친구나 친척들과 함께 골프장에 가서 골프를 쳐야 하는 등 비용 부담이 있다.

소득양극화 심화 현상도 한몫
△골프 인구 감소 요인

국내 중산층은 1997년말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서민층으로 전락돼 중산층이 줄어든 상태다. 특히 국내경기가 좋아진다고 해도 '부익부 빈익빈'의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국내 경기에 상관없이 살림살이가 넉넉지 못한 가정이 늘고 있다. 때문에 골프를 배운다는 계획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또 기존 골퍼들은 경제적·시간적 부담 때문에 서서히 골프 치는 횟수를 줄일 것이고 추가적인 신규 골퍼들이 더 이상 늘어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골프장 인구 증가는 점점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원화가치 상승으로 해외원정 골프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도 국내 골프장의 이용객수 감소에 일조하고 있다.

다만 2010년대 초반 이후에는 전후(戰後) 베이비붐 세대들의 퇴직으로 골프인구 감소가 다소 억제될 것으로 기대된다. 회원제 골프장을 찾는 골프인구는 퍼블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그린피 때문에 2010년 이후 매년 1%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퍼블릭 골프장을 찾는 골프 인구는 그린피가 회원제보다 3만~4만원 싸기 때문에 2010년 이후에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과잉공급 불보듯… 요금인하 살길
△향후 국내 골프장 운영

민간 기업의 골프장 건설 붐으로 향후 2~3년 후에는 골프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면서 본격적인 '고객만족경영' 시대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오는 2010년부터는 골프시장이 현재의 공급자(골프장 운영회사) 중심에서 수요자(골퍼)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이용료·서비스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천범 소장은 "골프장 과잉 공급과 이로 인한 경영수지 악화 등으로 고객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2010년 이후 코스 및 서비스 수준이 낮은 골프장들은 골퍼들을 유치하기 위해 입장료를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