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낮 12시 인천 송도 국제도시에 있는 먼우금초등학교를 찾았다. 학교 주변에는 스쿨존임을 알리는 아치형 구조물과 노란색 스쿨존 표지판이 모두 5군데나 설치돼 있었다. 정문 앞 도로 바닥은 적색 포장과 미끄럼방지 시설이 돼 있었다.
풍림 1·2단지, 금호아파트 방향 통학로엔 방호울타리와 화단이 끊김 없이 설치돼 있어 아이들의 안전을 보호했다. 이 학교와 인근 신송초등학교의 스쿨존은 맞물려 넓은 '통학 안전 띠'를 형성했다. 정문에서 모 검도연맹을 홍보하던 윤모(23)씨는 "6개월 동안 전국 초등학교를 돌아봤지만 스쿨존시설이 이정도까지 좋은 곳은 한 번도 못 봤다"고 전했다.
이 학교에 1학년 자녀를 보내고 있는 천혜정(34·여)씨는 "이곳 초등학교 통학시설이 잘 돼 있다는 말을 듣고 이사오는 이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날 오후 3시 동구 서림초등학교 정문 앞 왕복 2차선 도로에 나 있는 횡단보도에는 보행 신호등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정문을 나와 오른쪽에 있는 주택가 일방통행로는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노상 주차장이 설치돼 있다. 게다가 상가 앞에 불법 주정차한 차들이 많아 아이들은 좁은 도로에서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같은 시간 부평 산곡초등학교 앞 도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통학로 방호울타리는 학교 담장길에만 설치돼 있을 뿐이었다.
우성 4차아파트 정문에서 약 100m길에는 보행로 자체가 없어 아이들은 중앙선도 그려져 있지 않는 왕복 2차선 도로 위를 통학로로 이용했다. 학부모 정모(35·여)씨는 "애가 어리기도 하고 통학로 주변이 위험해 걱정이 된다"면서 "어린이들의 안전은 구도심이나 신도심을 떠나 중요하니 관계기관에서 안전시설을 제대로 설치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쿨존 설치 예산은 국비와 시비 각각 50%로 편성된다. 하지만 올해 편성된 예산(2억8천만원)이 적어 구별로 분배하기가 어려운 형편이어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 시 관계자는 "시나 행자부뿐만 아니라 관할 교육청, 구청, 학교가 함께 예산을 모아 설치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쿨존이란
유치원과 초등학교 출입문 반경 300m 이내의 도로로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을 뜻한다. 이 구역에는 각종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차량 감속운행(시속 30㎞ 이내) 등의 규제를 할 수 있다. 스쿨존에 지정되면 신호등, 안내표지판, 방호울타리, 과속방지턱, 미끄럼 방지시설 등을 설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