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의 H골프장 사장 납치사건은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김모(40·구속), 골프장 사장의 외삼촌 윤모(66·구속), 모 M&A 회사 대표 정모(39·구속)씨 '3인방'이 골프장 사장 강모(58)씨 등 경영진의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인천공항경찰대는 정씨의 구속영장에서 "3인방이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모의한 뒤 범행시기는 H관광개발(주)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의 임기가 만료되는 2007년 2월 25일을 범행 날짜로 잡고, 그 사전정리 작업으로 윤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위해 골프장 사장 강씨가 소지하고 있는 법인인감증명과 인감도장 등을 빼앗기 위해 납치사건을 벌였다"고 적시했다.

경찰은 또 "정씨와 김 변호사는 윤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하는데 필요한 가짜 서류를 만들어 정상적인 주주총회를 거친 양 주주총회 의사록 등을 만들어 대표이사 변경등록을 마칠 생각이었다"며 "실제 이들은 위조된 서류들을 법무사를 통해 법인임원변경등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변호사와 정씨는 "자신은 하수인에 불과하다"며 범행사실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서로의 주장이 너무 달라 누가 주모자인지는 더 수사해 봐야 한다"며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 18일 발부됨에 따라 관련자 대질심문과 거짓말탐지기 등을 통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확인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경찰은 김 변호사 계좌에서 4천만원이 빠져 나간 정황을 포착, 사용출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중 일부가 렌터카 대여비와 펜션 예약비로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인천지검 김수남 2차장 검사는 "사건 송치에 앞서 H골프장 경영권 분쟁부터 시작해 납치사건의 동기와 배경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