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국제공항에서 발생한 H골프장 사장 납치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당시 현장에 투입된 납치요원들이 특정 정당의 청년 간부들이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서울 시당 소속 간부였던 이들은 국가정보원 신분증으로 납치에 실질적인 역할을 했으며, 최근까지만해도 당 주요 행사는 물론 거물급 인사들의 경호를 직접 도맡아왔던 요원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해당 정당은 "이들이 현재는 당에 소속돼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28일 인천지검 및 정치권에 따르면 납치를 교사한 인물들은 골프장 사장의 외삼촌 윤모(66)씨와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김모(40)씨, 모 M&A 대표 정모(38)씨등이 골프장 경영권을 빼앗은 뒤 골프장 매각을 통해 얻는 수익금을 빼앗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씩 나눠 갖기로 했던 것으로 경찰수사 결과 확인됐다.

그러나 이날 동원된 행동대원들은 서울 시당 청년위원회 간부 K씨가 주도, 역시 부위원장급 간부 K씨 2명과 S, L씨 등 4명을 끌어들여 현장에 투입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납치 배후로 지목받고 있는 정씨로 부터 사건을 의뢰 받아 위조된 국정원 신분증과 가짜 체포영장을 들고 납치에 가담했지만 주모자격인 K씨 1명은 해외로 도피했으며, 나머지 4명은 구속됐다.

이들은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골프장 사장 일행을 납치한 뒤 평소 지인이 운영하는 강원도 평창군의 한 펜션으로 끌고가 7일간 감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의뢰자인 정씨로 부터 사건이 마무리되면 100억원을 받기로 약정 한 혐의를 경찰이 추궁중이다.

현재 용역업체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최근까지만 해도 특정 정당의 거물급 인사의 경호를 도맡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 정당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부터 12월까지 당 청년위에서 활동했지만 지금은 그만 둔 상태"라면서 "정당의 청년위 소속 당원들은 대개 무보수 명예직으로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는데, 이들은 자발적으로 당을 도왔던 사람들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골프장 사장 납치 사건은 경찰 수배를 받아 오던, 제3공화국 당시 최대 미스터리 사건의 주인공 정인숙씨의 아들 정씨와 H골프장 사장 강씨 일가가 연루돼 있는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