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개선계획 없나


"내가 몇 차례 말하지 않았습니까. 고가교만 깨끗해도 도시 전체가 쾌적해 보일 것입니다."

안상수 인천시장이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한 말이다. 흉물처럼 방치된 고가교를 누구하나 고치려고 하지 않자, 이 같이 말했다고 한다.

고가교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내 간선도로와 이어진 뒤로 계속돼 온 이야기다.

그럼에도 지금껏 변한 게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예산부족, 업무협조 지연 등의 이유로 개선이 차일피일 미루어지고 있다.

시는 최근 시내 고가교 하부공간에 대한 활용계획을 마련했다. 2009년 인천 세계도시엑스포 개최 전까지 흉물로 방치된 시내 17개 고가교 하부공간에 화단, 체육시설 등을 만들겠다는 게 이 계획의 주요 골자. 이에 따라 시내 전체 고가교의 하부공간 활용실태를 조사, 무허가 건축물과 불법 주정차, 노점상 영업 등 개선해야 할 문제점 77가지도 찾아냈다.

우선 올 한햇동안 10억원을 들여 6개 고가교의 하부공간을 새롭게 단장하기로 했다. <표 참조>

그러나 아직까지 추진된 것이 없다. 계획만 세워놓았을 뿐, 예산 확보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6개 고가교외 나머지도 개선하겠다는 시의 계획은 자칫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다른 신규 사업에 밀려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고가교를 비롯, 도시경관과 관련한 대부분 사업의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담부서가 없는 것도 고가교 개선이 미루어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 현재 고가교와 관련된 업무는 각 구청 토목부서에서 맡고 있다. 그러나 토목부서는 업무 성격상 미관 개선 등과는 거리가 멀어 단지 고가교 개·보수만 맡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이유로 시가 최근 각 구청에 고가교 개선 등을 담당할 부서 설치에 대한 업무협조를 구했으나, 구청들은 묵묵부답. A 구청 관계자는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어떻게 해야할 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인력구조나 향후 조직개편 등을 고려해 부서 설치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공공기관 광고물을 고가교에 설치해 이에 따른 수익금을 고가교 개선에 사용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라며 "내달 각 구청 해당 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실무자 워크숍을 열고 대책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인천대 조형연구소 민영욱(46) 전임연구위원은 "큰 예산없이 충분히 고가교를 개선할 수 있다"며 "시민을 상대로 한 작품 공모나 야간 조명을 이용한 연출 등으로 고가교를 지금의 흉물같은 이미지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