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수인선 개통과 함께 세워진 소래역사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덜컹거리고 때로는 기우뚱거리며 우리의 생활을 이어주던 두 칸짜리 협궤열차가 첨단 교통수단에 밀려 자리를 내주는 바람에 소래역사도 문을 닫게 됐다.
소래역사는 논현택지개발지구와 소래포구를 연결하는 도로 한 복판에 놓여있는 데다 공용주차장 예정부지에 포함돼 철거가 불가피하다.
논현택지 개발을 맡은 대한주택공사는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소래역사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받는 대로 소래역사를 철거할 방침이다.
1990년대 초 수인선 열차가 소래역을 통과하지 않게 된 뒤 소래역사는 점점 흉가처럼 변해갔다.
아직 내부에 의자와 매표소의 흔적이 남아있지만 노숙자들의 안식처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소래역사 앞에 있던 철로도 4-5년 전부터 야금야금 없어지면서 지금은 철로가 존재했다는 흔적 조차 없다.
그러나 일부에서 소래역사를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간간이 나오기도 했다.
인하대박물관이 2002년 내놓은 '수원-인천간 복선전철 구간내 문화유적 지표조사' 보고서에서는 소래역은 일제시대 인근 염전에서 얻은 소금을 반출하기 위해 세워졌다는 역사성과 함께 몇개 남지 않은 수인선 역사임을 고려할 때 보존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인하대박물관 견수찬 연구원은 "건물 자체로는 문화재 가치가 없지만 수인선의 향수를 가지고 있고 서민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곳이라 교육과 휴식의 공간으로 보존할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올 초에는 주민들이 소래역사 보존을 바라는 민원을 제기해 인천시가 등록문화재 지정을 위한 기초조사를 했다.
그러나 이미 개발계획이 확정돼 있고 훼손 정도가 심해 보존은 어려울 전망이다.
사라질 소래역사에 대해 네티즌들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인터넷 동호회 '열차사랑'(www.ilovetrain.com)에는 소래역사의 사라질 운명에 대해 씁쓸해 하는 글들이 올라 있다.
수인선 역사 가운데 남은 것은 소래역사, 어천역사, 송도역사 뿐이어서 추억을 더듬어 다니는 이들에게 아쉬움이 진할 수 밖에 없다.
열차사랑 회장 임병국씨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소래역사 보존됐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이 같은 목소리를 내기엔 이미 때가 늦은 것 같아 아쉽다"며 "소래역사가 사라지더라도 남아있는 수인선 역사 중에서 한 곳이라도 보존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래역사가 사라지더라도 마음속에 자리한 소래역사의 추억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어릴적 협궤열차를 타고 통학했다는 주민 최재수(73)씨는 "소래역사가 내 눈 앞에서 없어지겠지만 어디 추억까지 사라지겠느냐"며 깊은 함숨을 내 쉬었다.
수인선 소래역..역사속으로
택지지구 포함돼 철거 불가피
입력 2007-04-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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