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중간고사를 앞두고 `시험 잘 치기 특강'을 여는가 하면 우수졸업생을 초빙해 학점관리 워크숍을 마련하는 등 공부 과외에 열을 올리고 있다.

   15일 각 대학에 따르면 서강대 교수학습센터는 학습 효율성을 높여 중간고사를 잘 치르도록 돕자는 뜻에서 `중간고사 학습법 특강'을 마련했다.

   서강대는 작년 학습법 특강을 4차례 실시한 뒤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좋자 올해 특강을 7차례로 늘린 데 이어 10-15명 단위의 학습법 그룹 결성을 주선해 리포트 준비법, 개인특성에 맞춘 학습 일정 짜기 등을 토의하도록 했다.

   이화여대 학생상담센터는 지난 11일 고학년들을 강사로 초빙,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배로부터 듣는 대학의 학습방법'이라는 특별강연을 마련해 전공 및 교양 공부법, 시간 관리, 평상시 학습습관, 리포트 작성 요령 등을 소개했다.

   연세대는 학문 특성별 학습법 특강을 학기마다 1∼2차례 실시해 프리젠테이션 기술, 보고서 작성법, 노트 필기, 답안 작성법 등 전공계열별, 학과단위별 학습전략과 고학점 취득 노하우를 조언한다.

   또 매 학기 한두 번씩 `나에게 맞는 대학 공부법 찾기'라는 워크숍을 열고 있다.

   서울대는 2005년부터 신입생 대상으로 교육학 전공 교수들이 운영하던 `학습전략' 강의를 올해부터는 매달 2강좌씩 열리는 정기강좌로 바꿔 시간관리 전략, 포트폴리오 관리, 나만의 학습 스타일 찾기, 노트 필기법 등을 강의한다.

   이런 `공부법 특강'을 놓고 대학 안팎에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대학생으로서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에 학교가 나선다는 점에서 과잉 보호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반면 입시 위주의 교육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해 곧바로 취업 전쟁을 치러야 하는 학생들의 현실을 감안한 맞춤형 서비스란 견해도 있다.

   서강대 관계자는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공부해 온 고등학생들이 막상 입학하면 자율적 학습법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데 빨리 자율성을 키워 적응할 수 있도록 해주려고 특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에 97학번으로 입학했다가 올해 서강대에 편입한 이재은(28.여)씨는 "요즘 애들을 보면 저런 걸 뭐하러 배우나 싶기도 하고 학교에서 저렇게까지 떠먹여 줄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나 또한 이런 저런 일에 시달리다보니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특강 강사인 경영대 수석졸업생 노자영(24)씨는 "요즘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좋은 학점을 받느냐 하는 것"이라며 "자기개발에 쫓기고 선배들을 만날 기회가 잘 없으니 대학 때 어떤 식으로 지냈는지 후배들에게 참고가 될까 하는 생각에 강사로 나섰다"고 말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예전에는 학과별로 선후배의 연대가 공고해 어울리면서 저절로 배우는 것이었는데 요즘 학생들은 알지 못한다"며 "여유가 너무 없는 요즘 학생들이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할까 걱정돼 각 대학이 노파심에서 갖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