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은 엘리베이터가 승강장까지 연결되지 않아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리프트를 여러번 갈아타야 합니다. 역사 내부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단절돼 있습니다."
인천시가 지난 3월 2일부터 8일까지 인천지하철도 1호선과 경인전철 인천 구간을 중심으로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을 위한 이동편의시설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 모니터링에 참여한 총 68명의 시민들은 한결같이 '전동휠체어 리프트 안전장치 미흡', '단절된 점자블록(시각장애인용)', '승강기 주변 장애물 무단 방치' 등 36가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간석오거리역을 조사했던 강천석씨는 '전동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 안전하게 리프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장애인 추락사고 위험을 경고했다. 또한 장애인 전용 개찰구의 폭이 기준(0.8)에 맞지 않아 통행에 상당한 불편함이 예상된다고 했다.
천세규씨는 백운역사 승강기로 가는 통로 주변으로 불법 주차된 차량과 각종 장애물이 무단 방치되어 있었다고 꼬집었다. 역사 내부에는 점자블록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고, 특히 굴곡진 벽면에는 계단 손잡이(점자표시)가 일부 끊어져 있어 시각장애인이 벽에 부딪힐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김세근(갈산역)씨와 염성경(도화역)씨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이들은 '점자블록과 계단 손잡이가 연속적으로 설치되지 않아 시각장애인이 통행하는데 큰 혼란과 불편을 겪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화장실을 유도하는 점자블록 상태도 불량하다고 덧붙였다.
주요 도로변은 보행환경이 아주 불량했다.
남동구 구월동 시청과 길병원 사거리를 중심으로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한 임순자씨는 '횡단보도 주변에 가로등이 마구 설치돼 있어 시각 장애인이 부딪힐 위험이 크다'고 했다. 서미경씨는 계산동 계양구청과 계산중학교 일대에서 상가들이 보도에 각종 상품을 진열해 놓고 있어 단속이 요구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현장 모니터링 결과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곧바로 시정 조치하거나 내년 시책에 반영하는 등 향후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기본계획(2008~2012)' 수립에도 이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하철공사는 인천지하철 1호선 총 22개역 가운데, 신연수역과 작전역에 올해 안으로 승강기를 설치하는 등 오는 2011년까지 귤현역, 박촌역, 부평구청역, 간석오거리역, 선학역, 원인재역 등에도 단계적으로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또 상반기중에는 계산역, 경인교대역, 부평시장, 부평삼거리역, 동수역 등 5개역에 안전보호장치가 마련된 신형 휠체어리프트 교체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