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성장동력 개발', '신도시 편의시설 확충', '종합병원 설립' 등 4·25 재·보선에 나선 경기도내 각 후보자들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공약들을 남발하면서 유권자들의 눈을 멀게하고 있다.

특히 매니페스토(지킬 수 있는 약속) 정책선거 실천 협약에 참여해 서명까지 했던 화성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들은 채 1년도 안되는 임기동안 '도시와 농촌이 잘 어우러진 명품도시 건설' 등과 같이 '뜬구름 잡기 식'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가 하면 가끔 눈에 띄는 구체적인 공약에서도 재원조달 등의 실천방법이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어 공약(空約)을 위한 공약(公約)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화성지역 국회의원 보선의 경우 한나라당 고희선 후보는 관광 화성과 안전 화성 등 6개 항목에 걸쳐 '일등 화성을 위한 고희선의 약속'을 내놓았다. 그러나 안전 화성 항목의 경우 '안전한 치안대책을 마련해 치안문제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약속했을 뿐 치안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실천공약을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교통, 주거, 문화 , 환경 등 8개 분야에 대한 공약을 제시한 열린우리당 박봉현 후보도 지역민들의 숙원인 '병점 수원비행장 소음문제 해결'을 자신있게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비행장 소음문제 해결은 국회에서도 여러 복안들이 답보상태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어서 공적인 약속을 너무 쉽게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진보진영 후보답게 복지환경에 대한 지역현안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민주노동당 장명구 후보도 두루뭉술한 공약을 내놓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선거에서 열악한 지역의료시설 및 사회복지시설 확대를 주장하며 '종합병원 설립' 계획을 밝혔던 장 후보 역시 재원조달 방법과 계획중인 병원에 대한 밑그림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그나마 2005년 화성시 통계연보를 통해 도내 전체 병·의원 대비 화성지역내 병·의원 수를 비교해 지역 의료기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에 그쳤다.

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단체장으로서는 불가능한 공약들이 제시돼 '눈가리고 아옹식' 공약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가평군수 재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조영욱 후보는 '물이용 부담금 인상 및 자주적 활용'을 공약했다. 하지만 물이용부담금은 4대 강에 각각 설치돼 있는 수계관리위원회와 수도사업자 등이 '상수원 수질 개선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심의·부과 및 징수하는 것으로 기초단체장의 권한 밖의 업무다.

이같은 현상은 후보들이 단시간내 타 후보에 비해 자신을 돋보이게 해 '표심을 잡자'는 의도와 함께 지역현안에 대해 오랜 시간에 걸쳐 고민하기보다는 선거 직전 단기간내 공약을 급조하며 생긴 부작용이란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유문종 사무총장은 "매니페스토가 아직까지 우리나라 선거에서는 걸음마 단계라 캠페인 활동 등에 국한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정당 차원이나 시민단체에서 예비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정책개발 능력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교육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