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각자의 역할모형이 정립되지 않아 공공의료기관과 민간병원의 불필요한 경쟁이 심화되어 사회·경제적 낭비를 유발하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이 제때 의료서비스를 제공받는 접근성을 어렵게 하고 있다. 비영리기관이라는 포장아래 각기 다른 운영시스템과 수익구조를 가진 공공의료기관과 민간병원이 상존해 지역간 의료기관의 불균형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예방 의료와 건강증진 서비스 등 비용효과적인 1차적 진료보다는 이익이 많이 발생하는 고가의 치료서비스에 치중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의료비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렇게 상승된 의료비용은 고스란히 국민 부담의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우리나라 공공병원이 전체 의료기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병상수 기준 16.7%로 점차 감소추세이다. 이는 프랑스 65%, 영국 96%, 미국 25.1%와 비교했을 때 양적으로 절대 부족하며, 계량화하기 어렵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도 OECD국가 중 최하위라는 것이 정론이다. 공공의료는 민간병원과 대응하는 개념이 아니라 민간부문을 포괄한 국가 보건의료 중심의 기본골격이 되어야 한다.
늦은감이 없지는 않지만 최근 제정 공포된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과 지방의료원에 관한 법률에 상징적이기는 하나 공공의료의 역할과 지방의료원의 기능에 대해 법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지방의료원은 1905년 자혜의원으로 출발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공익성 제고를 위하여 의료급여환자, 행려환자 등 저소득층을 우선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여 사회안전망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왔고 가난한 이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마지막 피난처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민간의료기관이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기피하는 사업(결핵, 나환자, 정신질환자)에 대하여 책임을 다해왔다. 또한 의료소외지역에 설립되어 지역불균형을 최소화하였고, 민간병원에서 감당할 수 없는 여러 집단을 대상으로 보건사업(지역사회 정신보건사업, 노인보건복지연계사업, 가정간호)등의 기능을 수행해 왔다.
지방의료원은 제한적으로 민간보건의료 분야의 견제와 보완기능을 수행하고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한 부분이 있으며, 특히 경기도립의료원은 6개 지역별로 독립적으로 운영하던 경기도 의료원 경영체계를 2005년 7월 전국 최초로 통합, 출범하여 이제 1년 9개월로 걸음마 단계에 있다. 통합의료원의 모델로서 경기도립의료원을 전국 공공의료기관이 주목하고 있으며, 경기도민이 의료원으로부터 질 높은 공공의료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기대와 관심 또한 가중되는 상황으로 의료원은 역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도립의료원은 중장기 발전방안으로 노후된 의료시설 및 장비의 개선을 통해 쾌적한 의료환경을 조성하고 우수 의료인력을 확보하여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또한 보건의료시스템 네트워크 구축과 지역 의료수요를 고려한 병상확보 및 의료원별 특화방안을 강구하고 규모의 경제로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각 병원이 300병상 이상을 확보하도록 하는데 지역사회와 보건의료계는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
경기도립의료원이 공공의료 강화의 모범이 되어 이제는 노인, 행려환자, 장애인 등 소외당하지 않고 치료받을 권리를 찾아 주는 사회안전망 병원과 지역주민 중심 병원으로 성장하여 궁극적으로 의료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기관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저소득층도 귀하게 대접받는 의료기관으로 거듭 성장하여 이를 경기도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고 가장 큰 자랑거리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장 대 수(경기도립의료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