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이 29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가진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재보선 참패로 인한 한나라당의 분열 우려를 일축하고 강재섭 대표의 입장표명이 이르면 30일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4·25 재·보선 참패에 따른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사퇴 문제를 둘러싼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간 갈등이 악화되면서 당 분열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강 대표가 자진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가운데 박 전 대표측은 '강재섭 체제' 유지, 이 전 시장측은 '강 대표 거취-쇄신안 연계' 검토로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강 대표의 쇄신안이 갈등 봉합이냐 악화냐를 판가름하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전 시장측이 "알맹이가 없다"며 쇄신안을 거부하거나, 역으로 박 전 대표측이 쇄신안 내용에 불만을 품고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당은 '지도부 총사퇴'라는 비상상황으로 내몰리면서 분열의 1차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강 대표는 이르면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당원들의 총의를 물을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강 대표가 현재 사퇴보다는 어떻게 하는 것이 대표 입장에서 책임을 지는 모습인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내일쯤 기자회견을 하고 당 쇄신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 진수희 의원은 "지금 당이 이렇게까지 된 배경에는 네거티브에 의한 양측 간 공방이 격화되고, 의원 줄세우기가 불가피한 현행 경선 방식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한 조치가 쇄신안에 담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측 최경환 의원은 "그동안 당에 혁신안이 많지 않았느냐. 중요한 것은 부패를 끊겠다는 실천의지다"면서 "이 전 시장측에서 당 쇄신을 빌미로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등을 포함시키려는 것 같은데 이는 오히려 당의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정형근 최고위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 "강 대표와 이재오 최고위원 두 사람이 원만하게 합의해 개혁방안을 도출해 내면 당이 지탱되는 거고, 그렇지 않고 한 쪽이 무너지면 당이 유지가 안 된다"면서 "나는 쇄신안을 보고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연직 최고위원 2명 가운데는 이미 전재희 정책위의장이 사퇴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김형오 원내대표는 "(거취에 대해) 좀 생각을 해 봐야겠다"면서 "당과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쇄신방안을 찾아야 하며, 강 대표가 (쇄신안에 대해) 결심을 굳히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명직인 권영세, 한영 최고위원은 "지금 도망가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 강재섭 체제와 운명을 같이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