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홍보 인프라 태부족
6일 낮 12시, 인천버스터미널 대합실 앞 관광안내소. 안내소 창문 밖엔 '강화 명산 등산 안내', '월미도', '마리산', '인천향교' 등 몇몇 인천 소개 책자가 눈에 띄었다. 그 내용이 부실하다는 생각에 여직원에게 인천 관련 책자나 지도를 더 구할 수 있는 지 물었다. 여직원은 중구청이 제작한 90페이지 분량의 '다시 찾고 싶은 월미관광특구 인천 중구'란 책자를 내밀며 한마디 건넸다. "인천 전역을 그린 지도가 있었는데 다 떨어졌네요. 다시 제작 중입니다."
서점에 가면 인천에 대해 자세히 알려 줄 수 있는 책자가 있을까 싶어 터미널 지하에 있는 영풍문고를 찾았다. 직원에게 인천 관련 서적이 있느냐고 했더니, 인천만 따로 설명한 것은 없다고 하면서 지도 코너로 안내했다. 거기엔 전국 지도와 여행 전문 책자만 있었다. 그 중 각 시·도별 관광지를 묶어 펴낸 여행 가이드 책자가 있었는데, 인천은 '서울·경기'편의 한 구석을 차지할 뿐이었다. 그것도 강화지역이 대부분이었다.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교보문고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관광, 역사 등 인천을 알 수 있는 책자를 보고 싶다고 직원에게 말을 건넸더니 "따로 주문하셔야 합니다"란 말 뿐이었다. 인천 전문 서적을 꽂아 놓던 '인천 코너'는 어느새 슬그머니 없어졌다. 인천지역 최대 서점이라는 이 곳에서도 '인천 책' 구하기는 역시 헛걸음이었던 것이다.
인천의 이런 현실과는 달리 교토, 오사카, 고베 등 일본의 주요 도시와 싱가포르 등 선진 해외 도시는 지역 홍보에서 세심함이 묻어난다. 관광안내소는 물론 서점에서 쉽게 그 지역 전반을 알 수 있는 책자를 구할 수 있다. 어떤 도시는 지도만 8종류 이상 만들어 놓고 있으며 관광안내 책자도 테마별, 지역별, 역사·문화적 콘셉트별로 다양하게 구비해 놓고 있다. 이들 도시 방문객들은 그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정신'에 감동할 정도다.
2009년 인천세계도시엑스포와 인천방문의 해, 그리고 2014년 아시안게임까지 요즘 인천은 슬로건으로만 보면 '세계 일류 명품도시'가 다 된 것 같다. 그러나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 기반이 얼마나 허약한지 여실히 드러난다.
인천을 찾는 외부인에게 지역을 제대로 알릴 도시홍보 인프라가 전혀 안돼 있다는 얘기다. 특히 무엇을 어떻게 알려야 할지에 대한 기본적 고민도 없다.
전문가들은 도시 홍보 체계는 관공서와 지역 전문기관, 도서유통망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갖춰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