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본  - 관광객 눈높이맞춘 가이드북

싱가포르 - 테마별책자 영어교재로 인기

요즘은 홍보의 기능이 무척이나 강조된다. 도시홍보도 마찬가지다. 인천시는 굵직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외부 손님들 앞에서 '인천 홍보' 영상물을 보여준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최첨단 영상기법이 동원돼 보는 이들은 몇 년 뒤면 인천은 세계 최고의 미래도시가 될 것으로 믿게 된다. '홍보'의 중요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인천은 도시 전체를 알릴 홍보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 않다. 인천을 찾는 외지인에게 직접 보여줄 책자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세계도시엑스포와 인천 방문의 해를 코 앞에 둔 인천이 시급히 준비해야 할 부분이 바로 도시 홍보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해외 선진도시의 지역 홍보
일본 방문객들에 따르면 일본 주요 도시의 지역 홍보는 그 다양함과 세심함에 놀라게 된다. 관공서는 물론 관광안내소, 그리고 시중 서점에서 해당 지역과 관련한 다양한 내용의 책자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토의 경우 우선 다양한 콘텐츠의 가이드북이 있다. 가이드북과 지도를 한데 묶은 '트래블 팩'에서부터 대형 시내 안내지도, 사진으로 보는 교토(SEEING KYOTO), 교토 역사서까지 수도 없다. 정원을 따로 떼어내 설명한 책도 있고, 교토 새발견이란 내용의 책도 있다. 시대별 관광·문화 지도변천사도 있다. 이 지도변화 책자는 특허출원 중이라고 한다.

오사카도 마찬가지다. 이 곳은 유서 깊은 도시 역사에 초점을 맞춘다. 재단법인 오사카도시공학정보센터가 펴낸 '오사카 천년 도시'와 오사카시 문화재협회의 '오사카의 문화재', 그리고 '오사카재발견'(재단법인 오사카21세기협회) 등은 전문성을 담보하면서도 누구나 쉽게 오사카를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베는 도시 안내 지도만도 여러 종류다. 온천관광만을 다룬 지도도 몇개고, 술 창고를 나타낸 지도도 여러 개다. 또 각 지역별 관광안내 지도와 항구, 시가지 등을 따로 알려주는 지도도 많다. 물론 고베 전역을 나타낸 관광지도는 필수다. 특이할 만한 것은 도보여행 지도가 관광객의 눈에 맞춰 아주 세심하게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이름하여 '고베 워킹 맵(KOBE WALKING MAP)'이었다.

일본 도시의 크고 작은 홍보 책자에서 우리가 놓쳐선 안될 부분이 있다. 대부분의 안내책자에 일문, 영문, 한자, 한글 등 4개국어 표기가 같이 적힌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도 외부인을 위한 도심 안내 체계가 잘 돼있기로 유명하다. 공항에서부터 호텔 로비와 객실 등 구석구석에 관광자료가 풍부하게 비치돼 있다. 창이공항내 서점에서도 싱가포르 곳곳을 소개하는 책자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들 책자는 영어공부용 교재로 쓰일 정도란다. 싱가포르엔 천혜의 관광자원 뿐만 아니라 고층 빌딩만 자세히 소개한 책자도 있다.

◇인천의 도시 홍보 어떻게 해야 하나
전문가들은 외형적인 화려함이 반드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아니라면서 '포장'과 '내용'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야 제대로 된 도시홍보가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인천의 홍보 마인드는 '하드웨어' 쪽에 치우쳐 있다. 송도 경제자유구역 홍보관이 그렇고 시와 각 기초자치단체가 만드는 관광안내 책자가 그렇다. 확실히 검증된 내용을 일반인이 알기 쉽고 매력적인 스타일로 바꿔 쓰기 보다는 책자를 몇 종류로 만드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양상이다.

인천은 계양산이나 문학산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고, 중구 개항장과 강화도를 '명물'로 탈바꿈시킬 수도 있다. 또 지역의 주요 인물을 새롭게 부각시킬 수도 있다.

이런 '내용물'을 인문적 상상력이 가미된 표현으로 포장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인천을 다시보게 하는 모티브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인천에선 안내책자의 판매·유통 시스템을 갖추는 부분이 중요하게 다가온다. 시중 서점에서 인천관련 책자를 전혀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