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예산조달과 이익창출이 관건

2014 아시안게임 유치에 성공한 인천. 대회 후 아시안 게임이 인천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막대한 자금이 드는 부분을 최소화하고 그 이상의 이익을 창출한다면 아시안게임은 인천에 약이 될 것이다. 그 반대일 경우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해 그 폐해는 인천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게 된다.

인천시는 유치전 막판 인도 델리가 아시안게임 유치를 위해 왕복 항공료와 체재비를 받지 않겠다고 하며 내 건 'Free Ticket, Free Accommodation'에 대항하기 위해 참가 임원들과 선수들에게 항공료와 숙박료를 일정부분 지원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이미 시가 스포츠 약소국을 지원해 전 아시아인의 축제로 만들기 위해 진행할 200억원 규모의 '비전 2014' 진행비용과 추가로 부담할 항공료 등의 경비를 합치면 400억여원에 달하는 금액을 별도로 써야 하는 꼴이다. 하지만 이는 전체 필요 예산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다. 이젠 유치 성공의 기쁨에 들뜬 감정을 가라앉히고 그 내실을 챙기는 일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때다.

인천 아시안게임 유치위원회(이하 유치위)는 2014 아시안게임을 통해 순익 1천억원에 생산유발효과 13조원과 부가가치 유발효과 5조6천억원, 고용유발 27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인천의 도시브랜드 상승효과가 막대할 것이란 거창한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을 비롯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제외한 최근의 세계 스포츠 이벤트는 이러한 청사진과는 거리가 있다.

인천시는 2002년 월드컵축구 예선전을 치렀던 문학경기장을 메인 스타디움으로 하고, 인근에 국제규격의 수영장을 짓고 서구 2곳, 계양구, 남동구, 연수구에 종목별 특성에 맞는 종합경기장을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남구의 숭의경기장은 축구전용구장을 포함한 스포츠 타운으로 리모델링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부산시는 2002 아시안게임을 치르기 위해 2천200여 억원을 들여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만들었고, 부산 강서체육공원엔 786억원, 기장체육관 480억원 등이 들었다. 물론 국제대회 유치 확정 후 제정되는 국회특별법은 통상적으로 도시기반 시설의 경우 50%, 체육시설의 경우 30%의 국고예산을 지원하게 된다. 하지만 이도 5개 경기장을 신설해야 하는 인천의 입장에선 충분한 규모가 아니다. 때문에 시는 지방채를 발행하고 BTL(민간자본유치사업) 방식으로 경기장 건설을 진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관계자는 "새롭게 지을 경기장들은 우리는 물론 이후 세대에서도 이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지방채의 만기를 늘려 발행, 이후 세대와 분담해서 갚아 나간다면 문제될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후대가 쓸 것이기 때문에 빚도 물려 주겠다는 얘기다. 후대가 쓸 운동장이 앞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그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게 마련이다.

사후 활용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아 매년 10억원 가량의 시민 혈세를 고스란히 낭비하는 부산 기장체육관의 경우를 되새겨야 하는 대목이다.

부산의 경우 아시안게임을 위해 4조9천여 억원을 투자했다. 인천의 경우 경기장 시설과 선수단 숙소, 도시와 관광 인프라를 위해 5조원 정도의 금액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 체육진흥과 국제체육팀 최갑식 팀장은 "최근 올림픽 등 대규모 스포츠 행사에 들어가는 예산 중 절반 가량은 기업 후원금으로 충당해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면서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의 경우 지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코카콜라와 CNN이라는 세계적인 기업이 주도적으로 후원, 그나마 적자를 면한 케이스"라며 "인천의 경우 지역 기업의 참여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기장과 같은 대규모 건축물의 경우 지역의 중견 기업보다는 국내 대기업들이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여타 지역의 대기업들이 알맹이는 다 가져가고 사후 활용 미비 등 그의 파편만을 지역민이 책임지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가 사업의 경우 예산이 정해지면 행정이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사업의 변경을 꾀하기 쉽지 않다. 유치위 관계자는 "국고를 얼마나 확보하는가도 중요하지만, 민자 부분을 드넓게 활용하는 부분이 보다 중요할 수 있다"면서 "철저히 로드맵을 잘 짜서 부산과 같이 경기장이 '혈세먹는 하마'로 전락하게 하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