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집에 놀러 오세요!'라는 말은/음악처럼 즐겁다
멀리 밖에 나와/우리집을 바라보면/잠시 낯설다가/오래 그리운 마음
가족들과 함께 한 웃음과 눈물/서로 못마땅해서/ 언성을 높이던
부끄러운 순간까지 그리워/눈물 글썽이는 마음/그래서 집은/고향이 되나 보다
헤어지고 싶다가도/헤어지고 나면/금방 보고 싶은 사람들
주고 받은 상처를/서로 다시 위로하며
그래, 그래 고개 끄덕이다/따뜻한 눈길로/하나 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언제라도 문을 열어 반기는/우리집 우리집
우리집이라는 말에선/늘 장작 타는 냄새가 난다/고마움 가득한/송진 향기가 난다
-이해인의 동시 '우리집' 전문
5월의 햇살 아래 아름답게 빛나는 나무들을 보면 가슴이 뜁니다. 나무 아래서 초록물이 든 가슴으로 가족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보며 오늘은 이렇게 기도해 봅니다.
"세상의 모든 가족들이 서로를 위하고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을 평범하고 사소한 일상에서 섬세하게 표현하며 살 줄 알게 하소서. 서로 고마운 것은 고맙다 하고 잘 한 것은 잘했다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가족의 또 다른 이름은 사랑이고 그리움이고 기쁨인 것을 새롭게 감사드립니다.
세상의 모든 가족들이 서로의 결점과 허물을 감싸 안는 따뜻함과 너그러움으로 끝까지 기다리며 인내하는 법을 배우게 하소서. 가족의 또 다른 이름은 기다림의 눈물이고 기도인 것을 새롭게 감사드립니다.
세상의 모든 가족들이 힘든 상황과 시련 중에도 서로를 내치지 않고 함께 목숨 바쳐 서로의 짐을 기꺼이 지고 나누는 '고통속의 축복'에 이르게 하소서. 가족의 또 다른 이름은 아픔 속으로 들어가는 연민이고 용서이고 화해인 것을 새롭게 감사드립니다.
세상의 모든 가족들이 시선을 넓히고 마음을 넓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펴는 인류애를 실천하는데 인색하지 않게 하소서. 함께 길을 가는 가족의 또 다른 이름은 자비의 나눔이고 봉사이고 헌신인것을 새롭게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밥을 먹을 때 일을 할 때 공부할 때 기도할 때 여행을 할 때 문득 문득 그리움 속에 떠올려 볼 가족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종종 마음이 상했다가도 금방 화해하며 웃을 수 있는 가족이 있어 이 세상은 머물만한 사랑의 집이 되고 희망의 꿈터가 되고 일터가 되는 것이겠지요. 며칠 전에는 나에게 실컷 남편 흉을 보고나서도 그가 좋아한다며 토마토를 한 상자나 사가는 어느 주부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웃음이 절로 났습니다. 수녀원내의 유치원에 행사가 있을적마다 아이들의 재롱을 바라보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표정을 보면 그야말로 '환희의 극치'여서 나는 언제 저런 표정을 한 번 지어 본적이 있던가? 하며 수행자로서의 자신을 돌아보곤 하였습니다. 방황하는 소녀들과 임시로 가정을 꾸리고 사는 어느 엄마 수녀님의 부엌 일 하는 모습도 아름다워 보입니다. 무의탁 노인들을 피붙이 못지 않은 사랑과 정성으로 돌보는 노수녀님의 모습에서 하늘나라의 천사를 발견합니다.
비록 피를 나누진 않았어도 가족으로 결속된 이 땅의 많은 가정들에도 5월의 신록처럼 싱싱한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하면서 마더 데레사의 말씀을 다시 새겨봅니다.
-사랑은 가족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우리 가족 안에 대단히 불쌍한 사람이 있는데 우리가 그들을 몰라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미소를 지을 시간도 서로 이야기할 시간도 없이 지냅니다. 먼저 우리 가정에 사랑과 자비심을 가져옵시다. 그러면 달라질 것입니다. 가정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사랑과 헌신과 봉사를 실천할 최초의 활동 분야입니다-
/이 해 인(수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