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가기 싫다고 울기도 했죠. 그런데 지금은 우리 학교에 배정받은 게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해요. 친구들도 대부분 그럴걸요."

장영은(15·중3학년)양의 말처럼 기피대상에서 '가고 싶은 학교'로 거듭난 중학교가 있어 화제다.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의 이목중학교가 바로 그 곳. 수원 외곽 노송지대에 위치한 이 학교는 불과 몇년 전만 해도 통학거리가 멀고 시설이 낙후되었다는 이유 등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배정을 기피했던 학교였다. 이런 오명을 벗기 위해 독창적인 맞춤형 교육을 시작한 게 약 2년 전. 이목중학교는 이제 '기피학교'란 꼬리표를 떼어버리고, 학생과 학부모, 다른 학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학교로 다시 태어났다.

▲약점을 장점으로=1986년 3월 1일 개교한 이목중학교는 1~3학년을 합쳐 13개 반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학교다. 전교생도 다른 학교의 3분의 1 수준인 460여 명. 작은 규모는 학부모들에게 '작은 학교니까 아마도' 하는 생각을 갖게 했지만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교육을 시작하기엔 더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어 통학거리가 멀다는 단점도 자연친화적인 교육에는 최상의 환경이었다. 쾌적한 자연 속에서 진행되는 가재잡기와 식물관찰 등 생태교육, 산길걷기운동 등은 도심 속 다른 학교들과 구별되는 이목중학교만의 특색 있는 교육으로 자리잡았다.

이목중학교의 변화는 지난 2005년 9월 이학섭(57) 교장이 부임하면서 시작됐다. 줄곧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다 처음으로 중학교로 온 이 교장은 대학입시를 위한 교육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학교 교육을 구상했다. 이 교장은 "초기에 학부모들을 설득하는 게 힘들었지만 일단 입학한 뒤에는 다른 학교로 전학을 안 갈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독창적인 맞춤형 교육=이목중학교 학생들의 아침은 '10분 독서'로 시작된다. 이 학교의 특색인 독서교육의 하나다. 이목중학교는 '꿈을 가꾸는 독서교육'이란 기치 아래 전교생에게 독서록 '꿈사다리'를 배포하고, 독서신문 '배나뭇골 꿈틀'도 발행하고 있다.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 향상 프로그램도 이목중학교의 자랑이다. 수업시간 외 교내에서 영어 원어민교사와 함께 하는 영어회화 기초반과 심화반을 운영하고 있다. 방학 때는 '교내 영어캠프' '일본어회화반'도 개설, 학생들이 금전적인 부담없이 외국어를 익힐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전교생이 참여하는 차별화된 교육활동도 눈길을 끈다. 골프체험과 곤충사육교실, 산길걷기운동 등은 이 학교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Imok Makes Outstanding Koreans'='훌륭한 한국인을 키우는 이목중학교'란 슬로건을 실현하기 위해 이목중학교의 행보는 아직도 바쁘다.

수원시와 수원교육청의 지원으로 쾌적한 자연환경과 달리 열악한 시설을 개선한다. 숙원사업인 400석 규모의 학생식당이 오는 9월 완공되고, 도서실도 올해 안에 80평 규모로 확장된다. 교사들은 교원능력개발평가 선도학교 운영을 신청, 더 나은 교육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2년간의 변화는 학생들의 만족도를 한껏 높였다. 이번 학기초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의 항목에서 입학 당시보다 '훨씬 만족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학생들은 교사들과의 많은 대화, 영어교육환경, 독서교육, 자연환경 등에 특히 높은 점수를 줬다. 학부모 김필주(42)씨는 "도심 속 대규모 학교에서는 어려운 학생과 교사 간의 높은 친밀도가 학교에 대한 믿음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목중학교가 '자녀를 보내고 싶은 학교'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