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보험 재정지출이 늘어나는 것이 지난해 6월부터 입원환자에 대한 식대의 보험적용 등 탓이란 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현재 건강보험의 급여 확대는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저부담·저급여'에서 OECD 국가와 같이 '적정부담·적정급여'로 이행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돈없는 사람들도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필요할 때 진료를 받게 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급여확대로 재정적자가 나는 것으로 몰아가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급여 확대는 오랜 기간 각계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통해 시행되는 것으로 올 상반기 늘어난 지출 증가액 1조5천억원 중 해마다 통상 증가하는 금액을 빼면 약 절반 가량인 7천100억원이 추가로 증가한 것으로 추계된다.

재정악화의 주범이라고 비판받는 식대의 경우, 대부분 OECD 국가에서는 이미 오래전 시행하고 있으며 실제 퇴원환자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보면 한결같이 보험적용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30년 전부터 식사를 빠른 회복을 위한 진료의 일환으로 보험적용을 하고 있다.

소득이 오르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의료이용은 많아지게 되어 재정지출은 늘어나게 된다. 유럽 국가들의 보험료 수준이 13~14%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4.48%로 유럽 국가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의 재정지원 약속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열악한 재정으로 건강보험의 내실을 기하고 늘어나는 의료수요를 감당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가진 돈의 크기에 관계없이 병든 사람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게 하도록 하는 건강보험제도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지속적인 보장성 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 태 영(건보공단 하남지사 행정지원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