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6일째를 맞는 이날 동거남인 브래드 피트와 함께 칸을 찾은 앤젤리나 졸리 때문에 칸의 주상영관 뤼미에르 대극장 인근은 이들을 보려는 관객과 관광객, 시민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피트-졸리 커플의 칸 입성은 졸리의 최근작인 '마이티 하트(A Might Heart)'가 칸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면서 이뤄졌다.
이 작품은 '관타나모로 가는 길(The Road To Guantanamo)'로 지난해 베를린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거머쥔 영국의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이 연출하고, 브래드 피트가 제작자로 참여한 영화. 1997년과 1999년 각각 영화 '웰컴 투 사라예보(Welcome To Sarajevo)'와 '원더랜드(Wonderland)'로 칸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은 처음으로 비경쟁 부문에 초대돼 칸을 찾았다.
'마이티 하트'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대니얼 펄이 2002년 파키스탄에서 참수된 뒤 그의 아내 마리앤이 쓴 남편의 전기를 원안으로 삼은 것. 브래트 피트의 영화사 'PLAN B'는 2003년 이 책이 출간되자 영화화 판권을 사들여 동명의 영화로 만들었다.
전기를 소재로 한 작품답게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촬영됐고 마리앤이 얼마나 남편을 죽인 살인범들과 접촉하고 싶어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날 화제의 중심은 단연 앤젤리나 졸리였다.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부터 회견장 주위는 카메라 기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수백 명은 족히 되는 이들은 앤젤리나 졸리가 모습을 드러내자 플래시를 터뜨리기에 바빴고 회견장으로 들어가는 그 짧은 시간에 구름처럼 그녀를 따라다녔다. 또한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애타게 "앤젤리나!"를 외치며 카메라를 쳐다봐 주기를 요구했다.
앤젤리나 졸리 팬들 또한 회견장까지 따라와 소형 카메라를 들고 그녀의 모습을 담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예상 외로 이날 회견장 인근에 여성팬들이 많이 몰렸는데 한 여성 팬은 앤젤리나 졸리를 본 직후 직접 휴대전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를 본 기쁨을 전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장에 들어가려는 기자들은 많았지만 제한된 좌석 탓에 많은 기자들이 출입을 저지당하자 항의의 목소리도 거셌다.
앤젤리나 졸리는 여신을 연상시키는 갈색 드레스를 입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녀는 마리앤을 두고 "그녀는 상황을 호전시키려고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한 열정적이고 사려 깊은 사람"이라면서 "이 점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엄마가 된 것이 마리앤이 당시 어떤 상태였는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면서 "사람들은 이 이야기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당시 마리앤이 임신 5개월이었다는 점은 잊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품을 연출한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은 "인간성이 완벽하게 파괴될 정도의 경험 앞에서도 결코 굴복하지 않는 마리앤의 '마이티 하트(mighty heart)'에 감동받아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