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방문하는 저에게 압박을 가하는 기사(경인일보 5월 22일자 1면 보도)를 써주셨는데, 차관 시절 약속한 부분도 있고 하니 (저도 인천신항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십시요."

22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강무현 해양부 장관은 '성난 인천의 민심'을 충분히 읽은 눈치였다.

강 장관은 30여분 넘게 진행된 간담회 내내 인천신항 문제에서 만큼은 '해양부와 인천은 같은 편이다'는 말을 여러차례 되풀이했다.

올해 428억원의 예산까지 확보해 놓은 상황에서 신항 착공이 지연되면 그만큼 해양부도 부서 실적평가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어 이미 같은 배를 탄 한 식구라는 논리였다.

인천신항이 지연되고 있는 데에는 해양부도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스스로 인정한 뒤 강 장관은 인천 지역사회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기획예산처의 용역을 의뢰받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해양부의) 전국 항만 물동량 예측치를 축소하려 하고 있는데 아무 소리도 없습니다. 인천지역에도 국회의원이 있는데 아무 소리가 없습니다. (해양부와 인천이) 같이 뛰십시다. 해양부는 장차관부터 실무자까지 열심히 뛰겠습니다."

강 장관은 인천도 부산을 닮아달라는 부탁을 먼저 한 뒤 이 말을 끄집어 냈다. 정부 부처내 힘이 약한 해양부가 힘센 기획예산처와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지원사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인천신항을 강건너 불구경처럼 바라보고 있는 지역 국회의원과 인천시의 안이함에 일침을 가하는 것으로도 들릴 수 있는 조언이다.

그는 이어 자신이 사냥개처럼 물고 늘어져서라도 인천신항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강 장관은 "사실 항만 물동량 예측치를 수정할 때 다시 한국해양개발연구원(KMI)에 맡길 경우 객관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한국개발연구원에 부탁을 했더니 당시에는 능력이 없다며 거절했다. 그런데 몇년 뒤 한국개발연구원이 다시 물동량을 재검증하겠다는 것에 대해 장관이 아닌 전문가로서 한번 따져보고 싶다"며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이날 인천시 홍일표 정무부시장 등과의 면담에서 "일부 인사가 인천항 물동량을 줄여도 좋으니 빨리 착공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소개한 뒤 "그런 견해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한국해양개발연구원이 추정한 물동량을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 물동량이 줄어들면 그만큼 인천신항의 규모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데 인천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아니잖는가"라며 오히려 기자들에게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