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매입, 건축(토목 포함) 등 신축학교 1곳당 최소 200억원으로 계산했을때 13년동안 필요한 신설비용은 대략 5조3천200억원으로 추산된다. 교육행정에서 수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충당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는 경제자유구역도 포함된다. 2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2020년까지 인천경제자유구역에만 70여곳의 학교가 들어서야 한다.현재 학생을 모집해 운영중이거나 용지를 확보, 착공을 앞둔 학교는 송도국제도시 20개교를 비롯 청라 19개교, 영종 27개교 등이며 실시계획이 완료되지 않은 송도 5·7공구, 9~11공구를 포함할 땐 이런 수치는 훨씬 늘어난다.
활발한 재생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 인천의 특성상 구도심 지역도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학교신설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인천보다 정도는 덜 하지만 전국 상황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열린우리당 최재성 의원실에 따르면 대단위 개발사업으로 전국에서 추가로 건설된 학교는 지난 2004년 신설학교 209곳 가운데 43%인 90곳, 2005년 183곳 중 85곳(47%), 2006년 215곳 중 118곳(55%) 등으로 집계됐다. 거의 절반을 육박하는 수준이다.
대규모 단지 개발로 추가 신설된 학교수를 연평균 100개교로 추정할 때 매년 2조원의 예산이 국민들의 혈세로 메워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주거환경정비예정구역, 도시개발사업구역 등 수많은 신규 사업이 대기하고 있는 인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그러나 사업자 입장에서는 승인권자의 방침을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다. 일례로 오는 2010년까지 순차적으로 1만2천가구가 유입되는 한화지구는 개발수익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아파트 분양'이다.
하지만 이번 갈등을 통해 시교육청은 대단지 시행사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아파트 입주 시기와 상관없이 예산 문제로 개교를 미룰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입주자 자녀들은 입주 후 2~3년동안 원거리 통학이나 2부제 수업 등의 고통을 겪어야 할 상황이다.
인천시교육청이 한화지구를 기회 삼아 학교 신설 비용 부담에 대해 확실한 주도권을 쥐고 가려는 이유에는 인천시와 구·군의 까다로운 일반회계 전출 절차도 한 몫 하고 있다. 학교용지구입에 소요되는 경비의 절반을 지자체 예산에서 부담토록 하고 있으나 사업시행자가 낸 학교용지부담금조차 군·구청과 시청을 거쳐 교육청으로 전입되는 최소 4단계를 거치고 있으며 규정처럼 50%를 부담하지 않고 있다는 게 교육청의 불만이다.
실제로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인천에서 신설된 학교는 45곳으로 총 3천563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나 15%에 못미치는 495억여원만이 자치단체의 예산에서 전입됐을 뿐이다. 더욱이 2005년도에는 '특정집단(아파트 입주자)에게 학교용지 부담금을 징수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로 이미 거둬들인 부담금까지 환급해 주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인천지역 건설업계에서는 소래·논현지구의 경우 시교육청이 사업시행자인 한화건설측에 학교신설을 전적으로 부담하게 하는 것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지역사회 공헌과 개발이익 환수 차원에서 한화가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천지역의 또다른 사례지만 현재 청약을 진행중인 용현·학익지구 '엑슬루타워(707가구)' 사업자는 인근 학익초교의 증축 및 강당에 투입되는 30억여원의 전체 예산을 조합과 공동으로 분담하기로 시교육청과 협의해 결정, 새로 유입되는 학생수 문제를 일단락시켰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대규모 개발지구의 사업시행자에게 학교 신축을 부담지우는 것은 법적으로 규정돼 있지는 않지만 학교라는 공동이용 시설을 위해 사업시행자가 일부 수익을 지역에 환원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