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현대도시란 자본주의의 산물이고, 자본주의는 지금까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공간환경을 자본의 축적논리에 따라 자연을 끊임없이 파괴하면서 계획, 형성되어 왔다. 따라서 산업화된 오늘날에 있어 도시란 가장 비생태적인 공간으로 자연과 분리된 공간으로 자리매김되어 오고 있다. 반면 도시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90% 가량이 모여 사는 대표적인 공간이 되었고 인구의 도시집중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러한 집중현상과 자연과의 괴리는 필연적으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는데 그 중에서 녹지의 부족, 자원의 외부로부터의 대량유입과 폐기물의 대량축적, 효율적 경제운영을 위한 교통 등의 문제는 오히려 도시를 인간의 정주공간으로서는 부적합한 공간으로 만드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였다.
인천은 일제시대부터 근대화의 물결속에서 대규모로 집중현상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일반적인 현대도시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여러 곳에 산재한 공장지대에서 나오는 오염물질과 인천항과 수도권을 통하는 엄청난 물동량의 운송으로 인한 대기오염과 소음, 절대적인 녹지의 부족,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친수공간의 부족, 계획적이지 못한 도시공간 등에 더하여 수도권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각종 전기, 가스 등의 생산시설과 대량으로 배출되는 폐기물의 매립장까지 가히 현대문명으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안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인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거주 적합성에 대한 의식은 매우 낮은 상태이다. 한마디로 살아가기에 쾌적한 공간이 아닌 것이다. 이제 인천 시민들을 위하여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더 이상의 성장이 아니라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쾌적한 생태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생태도시라는 개념은 1975년 리차드 레지스터(Richard Register)가 동료들과 함께 미국 버클리에서 Urban Ecology라는 자연과 조화로운 도시를 재건하기 위하여 비영리단체를 만들면서 처음 사용하였다. 이 단체는 버클리시에서 '느린 거리'를 만들고 거리에 유실수를 심으며 80년 전에 복개된 하천을 복원, 태양열 이용, 에너지 조례 제정, 버스전용차로 도입, 자동차 대신 자전거와 보행자 전용도로 보급 확대, 생태도시 건설 토론회 개최 등의 활동을 하였다. 이후 이 개념은 세계 곳곳에서 여러 가지 운동(암스테르담의 주민투표를 통한 도심 자동차 금지와 녹지, 보행자 공간 확보, 파리 10구 주민의 '빌맹공원', 독일 여러 도시의 비오톱과 신재생에너지운동 등)과 결합, 발전하여 1992년 리우 환경회의에서의 '생태도시 개발에 관한 실천선언'과 2002년 '요하네스버그 생태도시 전략'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속가능한 도시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변화, 발전해왔다.
생태도시 건설은 도시라는 공간과 인간의 사회적 관계를 어떻게 재편하는 것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것인가에 관심을 가지고 도시공간과 사회를 재창조하는 활동이다. 19세기의 사고 속에서 20세기의 과학기술로 만들어진 현재의 도시가 갖고 있는 문제는 19세기의 사고나 20세기의 과학기술로 해결 될 수 없다. 21세기의 새로운 문제의식과 새로운 가치에 의해서 형성된 새로운 사고와 과학기술로 접근해야 한다. 녹지나 자연형 하천을 하나 더 만든다거나 대중교통중심의 교통정책 하나를 만든다고 생태도시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도시라는 유기적인 공간 전체를 시민의 힘으로 생태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인간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공간으로 변화시킬 때에만이 가능하다.
/서 주 원(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