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서구가 석남·가좌·신현·원창동 일대 녹지조성사업 예산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바람에 인천 서·북부지역 녹지축 구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집회와 함께 예산 반영을 위한 서명 작업에 돌입하는 등 집단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31일 서구에 따르면 인천 서구 가좌·석남 지역은 지난 75년 녹지로 지정, 각종 개발행위가 금지돼 오다 지난 2003년부터 구의 완충녹지조성사업 대상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본격 추진되기 시작해 올해 끝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가좌지역의 경우 2만5천평, 석남지역은 2만4천평 면적에 총 사업비가 각각 540억원, 880억원이 드는 대규모 사업이어서 구에서 예산을 조달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이 지연, 현재까지 공정률이 각각 16%, 12%에 불과한 실정이다. <위치도 참조>

가좌지역의 경우 구는 2004년 30억원, 2005년 12억원을 편성했으나 이후에는 예산을 편성하지 못한채 지방채를 발행해 현재까지 모두 127억원을 투입하는데 그쳤다. 특히 녹지조성사업의 경우 시에서 구 사업비의 50%를 지원하게돼 있어 시는 당초 두 지역에 각각 270억원, 440억원을 지원했어야 하지만 가좌의 경우 현재까지 101억원 가량을 지원한 게 전부다. 신현·원창동에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 원신근린공원 사업 역시 지난 90년대 초부터 추진되다가 예산 부족으로 사업이 계속 지연되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곳곳에서 녹지조성사업이 장기간 지연됨에 따라 주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 지역이 공장지대의 중간에 놓여있어 환경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주민들은 하루빨리 완충녹지가 조성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예정된 사업이 지연되면서 녹지는 일부에만 조성돼 전체적으로는 도심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사업 규모가 크고 구의 예산부족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없는만큼 시에서 지원예산을 조속히 집행하거나 차라리 시가 사업주체로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 허모(67)씨는 "서구에서 추진되고 있는 여러 녹지사업이 제때 이뤄지지않아 이들 지역에 쓰레기가 무단 투기된 채 방치돼 쓰레기장으로 전락한 상황"이라며 "주민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쉴 공간이 전혀 없어 녹지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지난 25일 석남·신현동 일대에서 동시다발적인 집회를 열고 시 부담금의 조속 지원 또는 시 사업으로의 전환을 촉구했으며 6월초까지 4만명의 서명을 받아 안상수 시장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가좌의 경우 시가 추경예산에서 35억원을 확보했으며 60억원의 지방채 발행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예산 지원에 힘쓰고 있다"며 "하지만 구 역시 재원 확보 방안 모색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