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시장은 7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과 관련된 차명 재산보유설과 투자운용회사 BBK와의 연루 의혹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측은 "이 전 시장의 해명이 그간 해왔던 주장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일축하면서 '진실을 밝히라'고 재차 촉구했다.
당내에서는 강재섭 대표 등 지도부가 "양측의 싸움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양측 캠프의 핵심 관계자들을 당 윤리위에 전격 회부키로 하는 등 '빅2 공방'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전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는 오랜 기간 대기업 CEO(최고경영자)로 재직했지만 현재 땅 한 귀퉁이도 남의 이름으로 숨겨 놓은 것이 없고, BBK와 관련해서도 단 한 주의 주식도 갖고 있지 않으며 직접이든 간접이든 관계가 없다"고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 당의 화합을 위해 많이 참아왔으나 같은 당내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 무책임한 폭로전이 너무 심하다"며 "앞으로 당이 원칙을 갖고 무차별적인 흑색선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 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박 전 대표측은 이날 추가 폭로는 하지 않았으나 이 전 시장의 해명이 충분치 않다고 몰아 붙였다. 한선교 캠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전 시장이 BBK를 창업했다고 언급한 보도에 대한 오보 주장과 BBK의 명함에 이 전 시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명기된 부분 등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안풀렸다"면서 "해명이 국민적 의혹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다면 검증위에서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은 "이 전 시장이 BBK 주식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를 물은 게 아니라 금감원이 국회에 제출한 BBK 정관에 이 전 시장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돼있다는 점과 이 전 시장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BBK를 설립했다고 밝힌 부분에 대한 사실여부"라면서 "정말 BBK와 무관하다면 당시 인터뷰 기사를 쓴 기자들은 모두 오보를 한 얘기가 되는데 그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이날 X-파일 존재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겠다고 지난 5일 간담회에서 밝힌 바 있는 곽성문 의원은 "당 지도부로부터 여러 말씀도 있고 당과 당원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으려는 생각에 언론을 통한 대응은 당분간 자제하겠다"며 기자회견 유보 의사를 밝히면서도 "X-파일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다만 "내가 말한 X-파일이라는 것은 '검증'과 무관하고 '재산 수천억원설'과도 별개의 개념이다. 이 전시장을 포함한 정치인들에 대한 내용을 담은 파일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재섭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박관용 당 경선관리위원장, 안강민 국민검증위원장, 인명진 윤리위원장과 긴급 4자 회동을 가진 뒤 이 전 시장측 정두언 의원과 박 전 대표측 최경환 곽성문 의원을 당 검증위 의결절차를 거쳐 윤리위에 회부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