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경기도 이천 설봉산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기도당 등반대회에 참석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원희룡 의원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간 검증 공방이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측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자 양 캠프에서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 6일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39.9%, 박 전 대표는 28.0%로 지지율 격차는 11.9%를 기록했다. 1주일 전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이 전 시장은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박 전 대표는 소폭(1.1%) 상승했다. 또 조인스닷컴이 미디어다음 및 리서치앤리서치와 공동으로 같은 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전 시장은 35.6%로 여전히 수위를 지켰으나 1주일 전에 비해 2.2% 포인트가 빠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박 전 대표는 3% 포인트 오르면서 양 후보간 격차가 12.3%에서 7.1%로 좁아졌다.

이 기간 이 전 시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제1차 한나라당 정책비전토론회에서 박 전 대표를 비롯한 다른 4명의 후보로부터 '한반도 대운하'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집중 난타를 당했다. 또 8천억원에 달하는 '차명재산 보유설'과 일반 투자자에게 막대한 투자원금 손실을 초래한 투자자문회사 BBK의 공동대표설 논란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박 전 대표측 이정현 공보특보는 "1차 정책토론회를 거치면서 실시한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일제히 올랐다. 본격적 검증이 시작되면서 이 전 시장에 대한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며 "신념과 신뢰의 정치를 보인 박 전 대표가 금세 따라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 장광근 대변인은 "한반도 대운하 공약의 경우 방어할 틈도 없이 다른 후보들이 독극물 등 자극적 용어를 썼던게 일부 작용했다. 앞으로 정책토론회에서 국민들께 자세히 전달되면 변화가 올 것"이라며 "앞으로 박 전 대표측의 정략성이 밝혀지면 이 전 시장의 40%대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런 가운데 양 진영은 상대방에 대한 새로운 '검증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박 전 대표측은 당분간 BBK 관련 의혹을 지속적으로 파헤치는 한편, 이 전 시장 큰 형인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대부분의 주식을 소유한 '다스(현대차 부품 납품회사)' 관련 의혹을 다음 검증카드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전 시장의 재산 190억원이 스위스은행 비밀금고에 도피돼 있다는 '설'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신빙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 전 시장과 BBK 대표 김경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 전 시장 캠프의 공식 입장은 검증은 당내 기구인 검증위에서 비공개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시장도 최근 캠프 관계자들에게 "말조심하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캠프내 일부 강경론자들은 "설사 카드를 꺼내 들지는 않더라도 만반의 준비는 다 해놓아야 한다"며 박 전 대표의 도덕성 및 재산 의혹과 베일에 가려진 사생활에 관련한 설들을 수집하며 응사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관련 의혹들은 주로 정수장학회와 육영재단, 영남대 등과 관련한 비리 가능성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