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국제 자매도시(2004년 7월 수원시와 자매결연) 캄보디아 시엠립주에 가칭 수원마을 후보지 답사차 시장 등 관계 공무원과 시민 대표 등 24명의 일행이 3박5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는 우리나라 사람 만해도 연간 25만명이 다녀오는 세계 7대 불가사의 관광명소로 잘 알려진 곳이다.

5년전쯤 한번 다녀오긴 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 없이 정말 못살고 비참한 그들의 생활상을 보면서 과거 50년전 우리나라 6·25 전쟁이후 사정과 비슷한 실상이라고 느꼈다.

우리 일행은 방문 이틀째 후보지 마을 톤레샵 호수 부근 프놈끄놈 마을을 방문해 우선 쌀과 구호품을 전달하고 마지막날 앙코르와트 부근에 봄펜리치 마을의 못사는 농촌지역 방문을 마치고 말로만 듣던 수원 포교당 주지스님이 운영한다는 BWC센터(아름다운 세상) 고아원과 학교를 방문했다. 여기서부터 필자가 느낀 감동을 얘기해 보기로 한다.

지난 96년 포교당 성관스님이 앙코르와트를 처음 와서 보고는 이 거대하고 찬란한 12세기전 문화유적을 보며 이렇게 훌륭하고 지혜로운 민족이 왜 이렇게 비참하게 못사는 나라가 되었을까? 성관스님은 무엇인가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 이 민족을 어떻게 하면 굶주리지 않고 잘 살게 만들 수 있을까? 하고 이때부터 이 나라의 재건과 굶주려 쓰러지고 죽어가는 이 민족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의 정리를 한 것이다.

우선 이 지역에 고아원과 학교를 만들어야겠다는 힘든 결심을 하고 이때부터 성관스님은 캄보디아를 이웃집 드나들듯 하면서 정부 관계자를 만나 고아원과 학교 지을 부지를 물색하게 된다. 마침 성관스님의 이와 같은 뜻을 눈치챈 시엠립주 부지사 오웅 오웬이 스님의 사업을 뒷받침하면서 시엠립주에서 조금 떨어진 농촌마을 대지 1만2천평을 30년 무상 임대해줘 땅을 마련했다. 그후부터는 일이 순조롭게 풀려 교실 3동, 기숙사 2동 등 시엠립주에서는 제일 환경과 시설이 좋은 사단법인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복지센터가 탄생하게 된다. 이 복지센터는 현재 고아 56명을 수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300~400명을 수용할 예정이다.

이 시설의 운영은 13명의 자원봉사팀과 포교당 신도 성금, 매월 700만원의 후원금과 우리나라 각계 각층 봉사단체에서 노력 봉사로 운영하고 있지만 성관스님의 인류를 구원해야 된다는 박애정신과 자비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하기 힘든 사업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성관스님이 하신 말씀중에 어느 마을에선가 앙상한 나무 가지처럼 쓰러져 죽음 직전의 실신한 아이를 데려다가 밥을 먹여주고 옷도 갈아 입혀주고 제대로 영양공급을 해 주었더니 얼굴에 살이 오르고 똘망똘망한 눈동자로 아이가 생기가 나서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고 내 삶의 보람을 다시 한번 느낀다는 얘기를 듣고 이 말이 바로 평범하고 아름다운 인간의 진리가 아닌가, 바로 이 양반이 천상의 선사(禪師)가 아닌가 하고 잠시 눈을 감아보았다.

세계인들이 앙코르와트를 관광하면서 캄보디아 주민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보면 저마다 이 민족에게 뭔가 구원의 손길을 펼쳐야겠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누가 선뜻 성관스님처럼 이억만리 타국 땅에서 이 어렵고 힘든 일을 해내겠느냐는 반문을 해보면서 우리만이라도(우리나라) 솔선해서 조금이나마 힘을 모아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모쪼록 성관스님의 국경을 초월한 인류애의 봉사가 굶주리고 헐벗고 소외된 지구촌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세상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

/홍 기 헌(수원시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