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가 건설되면 이곳으로 강남사람들이 대거 빠져나오고 강남 주택가격도 대폭 하락해야 한다는 막연한 기대와 함께 오해와 혼란이 교차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대체라는 뜻과 개념에 대한 상반된 의견이 논쟁의 불씨를 키워가고 있다.
가까운 (일반적으로 10㎞) 거리에 있어 수시로 접근이 가능하고 강남의 교육 문화시설들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어야 대체 신도시라는 의견과 강남을 대신할 수 있는 규모에 필요한 시설들을 더욱더 명품으로 만들어 굳이 강남에 갈 필요가 없도록 하는 것이 대체 신도시라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양상이다.
우선 '강남'이란 어떤 곳인가? 강남지역은 70년대 이후 경제발전과 더불어 30~40년에 걸쳐 서울의 중심으로 성장한 신시가지로서 잘 계획된 가로망과 녹지, 교육, 문화시설이 비교적 잘 갖추어진 곳으로 대략 5천만평에 이른다. 따라서 신도시를 건설하여 지금 당장 강남과 똑같은 수준으로 혜택을 누리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욕심일 수밖에 없다.
그러면 '강남 대체'의 진정한 의미는 어떤 것인가? 수십년 동안 성장한 중심도시를 대체하거나 대적할 만한 도시를 의미하겠는가? 아니다.
진정으로 국민들이 원하고 관심을 갖는 '강남 대체 신도시'는 강남 사람을 위하고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한 신도시 건설이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 지금의 강남과 같은 생활수준과 환경을 보장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신도시를 말하는 것일 것이다. 따라서 이동 거리 개념보다는 도시의 기능을 중심으로 대체여부를 판단해야 옳다.
도시 인프라가 잘 구축되고 산업·업무환경, 주거, 문화, 복지, 교육 기능을 고루 잘 갖춤으로써 서울과 강남에 집중된 도시기능을 분담하여 굳이 강남을 고집할 필요가 없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강남으로 가고자 하는 수요를 분산시켜서 장기적으로 강남의 집값상승과 과밀을 방지함으로써 강남과 같은 생활수준을 갖추는 상생의 국토환경 조성이 진정한 의미의 강남 대체 신도시인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동탄2신도시 후보지역이야말로 주변에 삼성반도체를 비롯하여 세계적인 경쟁우위를 갖춘 첨단 기업과 연구소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지금도 10만명이 훨씬 넘는 이공계 엘리트들은 이곳에 근무하면서 서울, 분당 등 서울방향에서 역출근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주변은 지리적으로나 생태환경적으로도 강남에 버금가는 도시를 갖출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춘 곳이다.
여기에 고속도로와 전철 등 광역교통을 완비하고 대규모 산업, 연구기능 유치와 함께 충분한 공원과 문화, 교육시설을 갖춘다면 세계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 도시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리하여 동탄을 중심으로 한 남부, 영종·청라를 중심으로 한 서부 그리고 김포, 양주 등 북부지역이 경제, 국제업무, 남북교류거점으로서 다핵적 구조를 갖추게 되면 우리 국민들의 머릿속에는 강남이 잊힐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강남 대체 신도시'의 진정한 의미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