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대통합작업이 '제3지대 신당' 창당이라는 돌파구를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열린우리당 탈당파와 중도통합민주당 대통합파, 손학규 전 경기지사측 선진평화연대, 시민사회세력인 미래창조연대가 내달 5일께 원내의석 60석 안팎의 범여권 통합정당을 창당하기로 16일 사실상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부터 8개월여를 끌어온 범여권의 통합 작업은 일단 당 대 당 통합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진 우리당과 통합민주당을 제외한 가운데 제3지대에 나와있는 세력만으로 통합정당을 창당하고 양당은 나중에 합류하는 방식의 단계적 통합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3지대 신당은 창당 직후 대선후보 국민경선 논의에 착수, 내달 중순께 후보군을 압축하는 컷 오프(예비경선)를 실시한 뒤 9∼10월 지역순회 본 경선을 실시, 10월 중순께 대선후보를 선출할 예정이어서 그동안 한나라당 일변도로 전개되던 대선구도도 양당이 맞대결하는 본격 경쟁체제로 전환할 전망이다.

우리당 탈당그룹인 '대통합추진모임'은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소속 의원 43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금주말에서 내주초 통합민주당 대통합파, 선평련, 미래창조연대와 공동창당준비위를 구성한 뒤 내달 5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제3지대 신당 창당대회를 갖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4자는 이르면 17일 서울시내에서 공동창준위 구성을 위한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며 모두 제3지대 신당 참여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창당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당 홍재형 최고위원, 송영길 사무총장은 이날 당직을 사퇴했고, 안민석 김재윤 이상경 의원 등도 제3지대 신당 필요성을 주장하는 성명을 내는 등 18일께 의원 15명 정도가 제3지대 신당행을 위한 집단 추가탈당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민주당 김효석, 이낙연, 신중식, 채일병 의원,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정균환, 김영진 전 의원 등 대통합파 8명은 16일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회동을 갖고 제3지대 창당준비위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미래창조연대도 이날 오후 서울시내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0일 공동창준위를 구성하고 이달말까지 5개 광역 시·도당을 창당한 뒤 내달 5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갖는다는 창당 일정을 발표했다.

선평련 배종호 대변인도 "손 전 지사가 이미 대통합신당에 참여하겠다고 한 만큼 다 같이 함께 하겠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 국민 대통합을 위해 우리가 가진 것을 모두 헌신하겠다"면서 제3지대 신당 참여 입장을 밝혔다.

제3지대 신당은 일단 대통합추진모임 43명, 통합민주당 대통합파 4명, 우리당 추가탈당 예상 15명 가량을 합쳐 모두 60석 규모가 될 것으로 보여 한나라당에 이은 원내 제 2당으로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