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내 소위 '복지사각 지대'로 내몰린 '소외 아동'들의 학대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 심곡동에 사는 은희(가명·12·여)는 지난 2003년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 A(34)씨와 생활하던 중 A씨의 동거남 B씨로부터 4년동안 지속적인 성학대를 당해왔다.

 은희는 또 "아저씨에 대해 아무말도 하지 말라"는 A씨의 협박과 강요에 시달려왔다. 학대 신고를 받고 현장을 둘러본 백진희 사회복지사는 "은희는 오물이 있는 방안에서 속옷 몇 개만으로 생활하고 있었고, 위생관리가 안 돼 각종 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은희는 후견인 소송을 준비중에 있는 이모(33)씨와 새 가정을 꾸려 지내고 있고, 친모는 이씨의 소송으로 지난 달 친권이 박탈됐다.

또 계양구에 사는 승민(가명·13)이도 부모가 이혼 한 지난 2003년부터 아버지 C씨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을 당해왔다. C씨는 하루에도 수차례 "잘못하면 맞을 수 있다"며 승민이를 겁 줬고, 유리컵 등 집기를 던지며 폭행을 일삼았다. 최근 승민이는 C씨가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뼈에 금이 가 깁스를 했다.

이웃주민들에 따르면 C씨는 과거 승민이가 보호기관에 맡겨지면 찾아가 직원들을 해코지하고, 다른 아이들까지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승민이는 아버지를 피해 어머니가 일하는 식당 단칸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중앙아동보호기관이 발표한 지난해 지역별 아동학대상담신고건수에서 인천은 전국 6개 광역시 가운데 570건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표참조>

학대유형으로는 방임이 약 40%로 가장 많았고, 성·정서·신체학대가 복합된 중복학대가 뒤를 이었다.

피해 아동 가족유형으로는 이혼으로 인한 부자가정이 32%로 모자가정 15%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한편 학대의 약80%가 가정 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져 아동에게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이 오히려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아동보호전문기관 한명애 대리는 "방임의 증가는 빈곤 등 사회문제와 결부돼 있어 방임가정지원서비스가 절실한 실정"이라며 "기관은 아동학대 예방교육은 물론 인천지역 내 치료센터 없는 강화·옹진군 등의 서비스 개선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