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내의 공기 오염은 대기 중 먼지의 유입과 분필 사용, 실내에서의 각종 활동, 그리고 화학 처리된 건축자재 및 난방기구의 사용으로 인한 불완전 연소 등에 기인한다. 따라서 학교내의 다양한 오염원 및 오염물질의 예방 관리는 교실내 공기 질을 알맞게 유지함으로써 학생 및 교직원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시키는데 있다. 교육부는 예방관리 차원에서 각 학교에 연간 1회 학교 공기 질 평가를 위한 정기적인 측정을 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다시말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학교내의 오염물질의 발생 경로를 파악하여 오염물질 발생을 근원적으로 제거한다는 것이 그 목적이다.

당연하다. 학생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교실에서 생활하고 있기에 실내 공기는 학생들의 건강에 큰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엊그제 신문에 난 기사만 보더라도 정부에서는 내년부터 석면 함유량이 0.1%를 초과하는 제품의 제조 수입·사용을 모두 금지했고 이런 제품을 건물 신축시 내·외장재로 쓰일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WHO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실내 오염물질이 실외 오염물질보다 폐에 전달될 확률이 1천배 높기에 실내 공기에 의한 전세계 사망자가 2000년도에 280만명이나 되었다는 사실만 보아도 우리의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학교 실내 공기질의 특징은 학생 활동에 의한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으로 공기가 열악하고 교재 교구 책걸상 칠판의 분필 등의 오염원으로 인하여 다양한 오염 물질이 존재하기에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교통량이 많은 대도시라 할 수 있는 특별시나 광역시 또는 공단 등에 위치한 학교에 관련된 문제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신·증축한 학교 중 환경마크와 HB 마크가 확인 안된 자재로 학교를 신·증축한 학교에만 해당이 될 것이다.

이런 학교는 말하지 않아도 실내의 오염이 심각하고 또한 교통량의 증가와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대기오염 때문에 문조차 열어 놓을 수 없는 환경에 위치한 학교가 이런 조사대상에 해당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문제는 많은 예산을 들여 조사만 하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이다.

측정 경비조차 확보되지 않아 학교 자체 예산으로 실시토록 하는 것이 첫째 문제요, 공기 질 측정 후 나쁘다는 결과가 나온다해도 예산을 지원해 준다는 것도 아닌데 굳이 불필요한 곳에 많은 예산을 들여 측정부터 하라고 하는 것은 앞뒤 순서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 판단된다.

따라서 각 학교의 실내외 공기 질의 오염 측정 지시는 학교 자체 판단에 맡기고 검사요청을 한 학교에 한해서 실시하되 검사 비용은 교육청에서 지원해 주면 될 것이다. 또한 매년 실시한다고 한다면 차라리 교육청에서 측정기기를 구입해 측정 연수를 시킨후 학교별 검사를 실시한다면 많은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공기 맑고 물 좋은 산촌 어촌 농촌의 대부분 시골학교는 목조건물이요, 수 십년 오래된 학교이기에 공기 질 평가를 위한 정기적인 측정은 필요없는데 반드시 의무적으로 수 십만원의 돈을 들여 측정(본교의 금년도 검사 예상비 61만원)을 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요즘 정부에서는 아이디어 제출자에게는 포상금을 주면서까지 예산 절감을 절실히 외치고 있는데 한 학교의 측정비가 수십만원이라 하였을때 대한민국 전체의 학교수대로 실시한다면 수백억원의 예산이 들 것이 아닌가?

교원들의 몇 만원밖에 안하는 수당과 출장비 등의 현실화 요구도 들어주지 않는 교육부가 왜 공기 질 측정은 굳이 강제성을 띠면서 실시하느냐는 것이다. 그러기에 공기 질 측정업체를 도와주기 위해서 강제로 실시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번 기회에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환경오염을 개선시킬 수 있는 예산을 확보 한후 측정을 희망하는 학교에서만 실시하도록 하고 실시후 문제가 발생된 학교에는 예산을 지원해 맑고 깨끗한 교내외의 공기질을 개선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정영규(용인 장평초등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