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측이 요구한 한국군 철수 시한이 지나면서 피랍된 한국인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당초 한국인들을 납치한 탈레반 세력이 19일 요구 조건으로 제시한 한국군 철수 시한은 아프간 현지시간으로 21일 정오(한국시간 오후 4시30분)이었다.

   탈레반은 자신들이 못박은 시간까지 한국군을 철수시키지 않을 경우 납치된 한국인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또 탈레반의 대변인 격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1일 최후 통첩 시한을 1시간여 앞두고 '한국군이 철수하지 않을 경우 인질을 살해하겠다'는 기존 요구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내용을 재차 통보해왔다.

   이에 따라 피랍 사흘째를 맞은 한국인들의 안전이 점차 위협받는 상황이 되고 있다.

   현재 한국 정부와 현지 대사관 등은 동원 가능한 모든 채널을 통해 탈레반측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무장세력과의 접촉 성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2차 경고에 앞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CNN 등을 통해 생중계된 긴급 메시지 발표함으로써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협상 의지가 있다는 것을 무장 세력에게 알렸다.

   또 현지 한국 대사관도 이날 오전부터 대책 회의를 여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미뤄 탈레반측과 접촉이 성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초 탈레반측은 이날 정오까지 자신들과 접촉할 경우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던 만큼, 한국 정부가 탈레반과의 접촉에 성공했을 경우 다소나마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접촉에 실패했을 경우 끔찍한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상태다.

   더욱이 피랍된 한국인들이 봉사활동을 위해 현지에 왔으며, 아프간 주둔 한국군이 의료와 구호 지원을 위한 비전투부대라는 노 대통령의 설득을 무장단체가 얼마나 귀 기울여 들어줄 지도 미지수다.

   물론 철군이 며칠 새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님을 탈레반으로서도 알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차 통첩 시한이 지났다고 해도 협상의 여지를 남겨둘 것으로 추정된다. .
이런 가운데 현지 경찰도 탈레반을 자극해 인질이 보복살해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색 등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여서 한국정부와 탈레반측의 직접적인 접촉과 대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이번 사태가 원만하게 풀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