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방학을 맞아 청소년들의 발길이 잦아진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인천지역 대학가와 유흥가 등이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의 탈선 현장이 되고 있어 지속적인 계도와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30일 오후 10시 30분께. 남구 용현동 인하대학교 후문 앞, 일명 '먹자골목'에서는 앳된 얼굴의 청소년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남모(15·I고 1년)군 등 3명은 초등학교 동창 사이로 방학을 맞아 거의 매일 만난다.

남군은 "자정이 지나서까지 놀아도 누구 하나 뭐라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집에 있으면 할 일도 없고 해서 매일 밖에 나간다"고 말했다.

이들은 만날 때마다 PC방, 노래방, 술집 등을 전전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남군의 친구 이모(16·D고)군은 "여자애들을 만나면 먹자골목 슈퍼에서 술을 산 뒤 택시를 타고 주안역 근처 모텔에 들어가 함께 술을 마시고 잔 적이 있다"면서 "먹자골목과 주안역 부근은 고등학생들에게 뚫린지 오래다"고 전했다.

부평구 부평동 '테마의 거리'도 사정은 비슷했다.

J나이트클럽 건물에서 경원로까지 약 200 구간의 골목 주변에 술집과 노래방, PC방, 숙박업소 등이 몰려있는 가운데 청소년들이 업소를 기웃거리고 있었다.

자신을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밝힌 김모(17)양 등 3명은 이 길을 걸으면서 노래방과 술집, 나이트클럽 명함 등 모두 4장을 받았다. 김양은 "돈이 없어서 못 들어갈 뿐이지 마음만 먹으면 성인들이 갈 수 있는 곳에도 출입할 수 있다"면서 "신분증을 확인한다고 말하지만 집에 두고 왔다고 하면 대부분 들여보내준다"고 털어놨다.

인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김신애(35·여) 상담원은 "여름방학 기간에는 대학가와 유흥가를 찾는 청소년들이 평소보다 많아진다"면서 "이들이 탈선과 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관계자는 "인천 각 경찰서는 하계방학 기간이 되면 민관 협동으로 청소년 보호 캠페인을 실시한다"면서 "홍보와 계도, 단속을 병행해 청소년 보호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