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오후 10시 30분께. 남구 용현동 인하대학교 후문 앞, 일명 '먹자골목'에서는 앳된 얼굴의 청소년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남모(15·I고 1년)군 등 3명은 초등학교 동창 사이로 방학을 맞아 거의 매일 만난다.
남군은 "자정이 지나서까지 놀아도 누구 하나 뭐라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집에 있으면 할 일도 없고 해서 매일 밖에 나간다"고 말했다.
이들은 만날 때마다 PC방, 노래방, 술집 등을 전전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남군의 친구 이모(16·D고)군은 "여자애들을 만나면 먹자골목 슈퍼에서 술을 산 뒤 택시를 타고 주안역 근처 모텔에 들어가 함께 술을 마시고 잔 적이 있다"면서 "먹자골목과 주안역 부근은 고등학생들에게 뚫린지 오래다"고 전했다.
부평구 부평동 '테마의 거리'도 사정은 비슷했다.
J나이트클럽 건물에서 경원로까지 약 200 구간의 골목 주변에 술집과 노래방, PC방, 숙박업소 등이 몰려있는 가운데 청소년들이 업소를 기웃거리고 있었다.
자신을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밝힌 김모(17)양 등 3명은 이 길을 걸으면서 노래방과 술집, 나이트클럽 명함 등 모두 4장을 받았다. 김양은 "돈이 없어서 못 들어갈 뿐이지 마음만 먹으면 성인들이 갈 수 있는 곳에도 출입할 수 있다"면서 "신분증을 확인한다고 말하지만 집에 두고 왔다고 하면 대부분 들여보내준다"고 털어놨다.
인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김신애(35·여) 상담원은 "여름방학 기간에는 대학가와 유흥가를 찾는 청소년들이 평소보다 많아진다"면서 "이들이 탈선과 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관계자는 "인천 각 경찰서는 하계방학 기간이 되면 민관 협동으로 청소년 보호 캠페인을 실시한다"면서 "홍보와 계도, 단속을 병행해 청소년 보호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