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지역 일선 소방서 화재 진압 차량에 내비게이션 보급이 거의 안돼 있어 현장 출동에 혼선이 빚어지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소방차량은 일분일초가 아쉬운 대형 화재시 타 관내로 지원을 가는 경우가 많은데도 무전 교신에 의존해 길을 찾다보니 '길 잃은 소방차'가 생길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9일 오후 2시께 양주시 삼숭동의 한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의정부소방서 및 인근 7개 소방서에서 긴급 지원에 나섰으나 일부 소방서 지원차량의 경우 길을 잘못들어 주민들에게 길을 물어 현장에 도착하는 등 출동이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경기북부지역 8개 소방서의 구급차량을 제외한 펌프차량, 물탱크차량, 사다리차량 등 소방차량 164대 중 내비게이션이 부착된 차량은 고작 39대로 20%대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다.

소방서별로는 동두천소방서 10대, 일산소방서 18대, 구리소방서 11대 등 3개 소방서를 제외한 의정부소방서 등 5개 소방서에는 내비게이션 부착 차량이 아예 전무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선서 소방관들은 모르는 곳으로 출동하거나 신고자가 주소로 위치를 알려줄 경우 자신의 차량에 부착돼 있던 내비게이션을 떼어와 소방차량에 임시로 설치한 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선 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사실 관내에서 사고 발생시엔 거의 위치를 알고 출동하지만 강원도나 타 시·군 등 원거리 출동시엔 길을 몰라 헤매는 경우가 많다"며 "오죽했으면 자기 차에서 내비게이션을 가져와 출동하겠냐"고 말했다.

이에 반해 경기지방경찰청의 경우, 지난달 상설중대 시위 진압 지휘차량 37대에 내비게이션 설치를 완료, 타관내로 이동이 많은 시위진압 차량의 재빠른 출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제2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예산에 비해 효율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 (내비게이션 부착을)그다지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일선 서에서 필요하다면 예산을 편성해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